(KS)유희관 "느린 커브, 상대 비하가 아닌 내 생존 무기다"

입력 : 2013-10-23 오후 3:59:51
◇유희관. (사진=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두산 베어스 투수 유희관이 한국시리즈 출전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유희관은 23일 오후 대구시민체육관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두산 대표로 김진욱 감독, 주장 홍성흔과 함께 참석했다.
 
유희관은 올해 처음 풀타임 시즌을 치렀지만 왼손 불펜이 적은 두산에서 빼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결국 불펜에서 선발로 보직을 전환했하면서 10승7패로 활약했고,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는 영예도 맛봤다.
 
유희관은 "한국시리즈에 올라와서 벅차고 꿈만 같은 일이 눈앞에 펼쳐졌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대학 때부터 내 공에 자신은 있었다. 스피드가 안 나와도 몸쪽으로 승부를 안 하면 너무 볼 배합 등이 단조로워진다. 어떤 타자를 만나건 내 공을 믿고 자신에게 던지려고 한다"면서 "오히려, 안쪽 공을 던져 내가 사는 것 같다"고 밝혔다.
 
유희관은 올해 시속 79㎞의 매우 느린 커브로도 화제를 모았다. 지난 7월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 중 진갑용에게 '초슬로우커브'를 던졌고, 진갑용이 상당히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농락당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에 유희관은 "한국시리즈에서는 기회가 되면 슬로우커브를 던질 것이다. 사실 플레이오프에서도 던지려고 했는데 앞 타자에게 안타를 맞아 던지지 못했다"며 "상대 선수 비하가 아니고 '내가 살아남기 위한 무기'다. 오해없이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희관은 삼성에서 가장 잡고 싶은 타자에 대해 "간판 타자를 잡아야 분위기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최형우를 잡고 싶다"라고 말했다.
 
최형우는 이에 "원래 (가장 잡고싶은 투수로) 니퍼트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희관이가 저렇게 이야기하니까 희관이로 하겠다"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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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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