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미국의 2013회계연도(2012년 10월1일~2013년 9월30일) 재정적자가 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30일(현지시간) 미 재무부는 올해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6800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적자가 사상 최고 1조4000억달러에 달했던 지난 2009년에 비해서는 무려 51%나 감소한 수준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도 크게 줄어 2013년 GDP 대비 적자 비율은 4.1%로 확인됐다. 2009년 10%, 지난 2012년의 6.8% 수준에서 꾸준히 줄어든 결과다.
미국 경기 개선과 더불어 각종 규제정책이 재정적자 감축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재무부 측은 성명을 통해 "재정지출이 줄어든 반면 재정수입이 증가하면서 정부 재정상태가 개선됐다"며 "적자감축 규모 중 재정수입 증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79%"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동예산삭감장치인 시퀘스터의 시행으로 재정지출은 줄고, 고소득층의 세금 인상으로 수입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금융위기 당시 기업구제를 신청했던 국책 모기지업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당시 받았던 구제금 1870억달러의 대부분을 상환한 영향도 크게 작용했다.
또 4156억달러에 달하는 이자 지불액은 현재 GDP와 미지불부채 규모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연방정부 재정적자 변동 추이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2013회계연도의 재정지출은 GDP 대비 20.8%를 기록해, 2012회계연도의 22%보다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시퀘스터의 효과가 빛을 발했을 뿐 아니라 실업률 하락과 국방비 감소 등의 긍정적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다만 그 중에서도 연간 지출이 늘어난 부문은 사회보장제도와 의료복지(메디케어) 부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기간 재정수입은 GDP 대비 16.7%에 달했다. 지난해보다 1.5%포인트 높아진 수준으로 개인 및 부동산 세금 수입과 증여세 등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연방정부의 재정 규제는 향후 몇년간 유지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2015회계연도에는 GDP 대비 연간 재정적자가 2.1%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안고 있는 부채에 대한 이자가 늘고 있고, 사회보장제도나 의료비 보조 제도에 들어가는 재정지출이 예산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진다"며 "장기적 관점에서는 재정적자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