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감찰' 후폭풍..김진태 인사청문회 긴장 최고조

민주당 "김 후보자 소신 못 밝혀..청문회 통과 힘들 것"
김기춘 실장과 밀착설, 특별수사팀 지휘부 징계 부담

입력 : 2013-11-12 오후 4:09:07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가운데 대검찰청의 ‘부실감찰’ 논란으로 정치권과 검찰간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12일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내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청문회라고 판단된다"며 "지금 위기에 처해진 검찰의 독립성이 어떻게 될 것인지, 또 국정원과 청와대를 비롯한 정치적 외풍이 가득한 시점에서 검찰을 어떻게 지켜갈지를 검증해야할 중차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후보자가 제출한 서면답변서를 보면 본인의 소신을 전혀 못 밝히는데, 정권의 외압에 어떻게 소신 있게 검찰의 독립성을 지킬지 청문위원들은 걱정이 크다"며 "만일 내일 청문회에서도 서면답변서와 같이 물에 물 탄 듯한 답변을 계속 한다면 청문회 통과가 어렵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칼날 검증을 예고했다.
 
이날 이 의원이 전날 대검찰청 감찰본부의 감찰결과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정원 특별수사팀 지휘부에 대해서만 징계가 청구된 것에 대해 야당측이 형평성 등을 문제삼아 인사청문회에서 송곳 질의를 벼르고 있다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더욱이 감찰 절차와 결과가 의혹만 키웠을 뿐 진실규명과는 거리가 있는 ‘부실 감찰’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인사청문회를 앞둔 김 후보자에게 부담을 더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일각에서 김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와 장남의 병역특혜, 증여세 미납 여부 등 도덕적인 차원에서의 의혹을 제기되면서 인사청문회의 쟁점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법조계와 정치권의 기류를 보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독립성을 김 후보자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핵심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이를 두고 여야는 물론 야당과 김 후보자간 치열한 설전이 예상된다.
 
이미 제기된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의혹만 보더라도 김 후보자의 검찰총장 후보자 내정에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의 입김이 상당부분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김 실장이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인 1991년 김 후보자는 법무부 심의관으로 재직했는데 당시 김 실장의 눈에 띈 김 후보자는 김 실장으로부터 남다른 애정을 받았다는 후문이 발단이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물론 김 실장까지 서둘러 해명에 나서면서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김 후보자는 "과거 평검사 시절 법무심의관실 평검사와 법무부장관 관계일 뿐이라며 "다른 인연은 없다. 개인적으로 교류하는 관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실장도 “억울하다”며 김 후보자와 같은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1992년 발생한 이른바 '초원복집사건'에서 수사검사와 선거법 위반 피의자로서 다시 만나게 되면서 인연이 또 한번 얽히게 된다.
 
이 때 김 실장은 법무부장관, 김 후보자는 사건을 수사한 서울지검 특수1부 검사였으며, 정홍원 국무총리가 특수1부장이었다. 김 실장은 수사가 진행되던 중 관련 선거법 조항이 위헌결정을 받으면서 검찰은 결국 공소를 취하했다.
 
김 실장과의 이런 인연과 함께 최근 검찰의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수사'와 '2007년 남북정상회의록 실종 의혹'수사에 대한 입장 역시 김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독립성 검증을 위한 주요 타깃이 될 전망이다.
 
앞서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8일 국정원 사건 등에 대한 엄정 수사를 요구하며 대검을 항의방문한 자리에서 "국정원 사건과 함께 대화록 실종 의혹사건과 유출 사건 등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수사에 대한 부분을 집중 질의해 어떤 의지와 철학을 가졌는지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내일(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대검찰청 김훈 감찰1과장이 지난 11일 대검찰청 브리핑룸에서 '국정원 댓글사건 특별수사 관련 감찰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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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