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2007년 대선 당시 'BBK 의혹'을 제기한 김경준씨가 운영하던 옵셔널캐피탈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본 소액주주들이 배상을 받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14일 옵셔널캐피탈 소액주주 이모(51)씨 등 14명이 "김씨의 주가조작 등 범죄행위로 회사가 상장폐지돼 손해를 입었다"며 김씨와 옵셔널캐피탈을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김씨 등은 연대해 총 54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소액주주들은 적게는 50여 만원에서 많게는 1400여 만원씩 배상받게 됐다.
김씨는 2001년 2월 미국에서 페이퍼컴퍼니인 옵셔널벤처스 인코퍼레이티드(옵셔널벤처스) 대표로 활동하다가 사임한 뒤 별도 회사를 운영하면서 옵셔널벤처스를 실질적으로 운영했다.
이후 김씨는 같은해 5~9월까지 4회에 걸쳐 약 360억원을 조달한다는 명목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한 뒤 이 자금을 정보통신과 생명공학에 투자할 계획인 것처럼 허위공시했다.
그러나 자신이 별도로 운영하고 있던 BBK 투자자들에 대한 투자반환금이 부족하자 증자금 중 약 320억원을 반환금으로 사용해 횡령하고, 앞서 2000년 12월부터 1년간 가장 매매거래, 통정매매 등을 통해 옵셔널벤처스의 주가를 조작했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는 옵셔널벤처스와 관련해 영업활동 중단설과 투자기업 실체의혹설이 돌자 2002년 3월 조회공시를 요구하면서 주식매매거래를 정지하고 이후 이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자 2002년 7월 상장을 폐지했다.
이에 이씨를 비롯한 소액투자자 14명은 김씨의 배임행위와 주가조작 등으로 회사가 상장폐지 됐으므로 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김씨와 옵셔널벤처스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
1심 재판부는 이들 가운데 2명을 제외한 나머지의 피해에 대해 간접적 피해에 불과하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김씨와 옵셔널벤처스의 책임을 인정하면서 이씨 등에게 연대해 피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다만, 김씨 등의 범죄행위 외에 다양한 상황이 주가하락에 영향을 미친 점, 거래정지 이전에 이미 김씨가 고소된 사실들이 보도됐는데도 불구하고 조치를 취하지 않은 투자자들 역시 책임이 있다며 김씨와 옵셔널벤처스의 책임을 30%로 제한했다.
◇대법원(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