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판결로써 공유물을 분할하는 경우에는 판결 확정만으로 소유권이 이전되지만 조정에 의할 경우에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야만 소유권이 이전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21일 최모씨(69)가 "경매로 넘어간 토지가 조정으로 분할된 다른 사람의 토지임에도 불구하고 양도소득세를 부과한 것은 잘못"이라며 파주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양도소득세부과처분 취소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번 사건은 공유물분할소송에 대한 판결이 확정될 경우 별도의 소유권이전등기 필요 없이 토지 소유권이 이전되는 것처럼 조정으로 공유물분할이 성립된 경우에도 같은 효력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유물분할 소송 중 당사자간 협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 법원이 조정으로 분쟁을 종결지을 수 있지만 그 조정은 공유물분할 소송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고 당사자들이 협의해서 분할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당사자간 합의로 조정이 성립되는 경우에는 협의 내용에 따라 토지의 분필절차를 마친 뒤 단독소유로 하기로 한 부분의 지분을 다른 공유자로부터 이전받아 등기를 마쳐야만 소유권을 취득하게 된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민일영 대법관은 "민사조정법상 조정결정은 당사자간 이의신청이 없어 확정된 경우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기 때문에 조정에 의한 공유물 분할도 별도의 소유권이전등기 절차 없이 소유권이 이전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최씨는 서울 내곡동에 있는 1947㎡의 토지를 다른 7명과 공유하고 있다가 2003년 7월 공유자 중 2명과 함께 나머지 공유자들을 상대로 공유물분할 소송을 냈다.
이후 소송 과정에서 토지를 둘로 나누어 최씨를 비롯한 3명이 한 필지를, 나머지 공유자들이 다른 필지를 공유하기로 합의했고, 이에 따라 법원은 같은 내용으로 조정 결정했다.
최씨는 분할 조정이 확정된 이후에도 지분의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2006년 10월 분할 된 다른 토지가 경매를 거쳐 9000만원에 넘어갔고 세무서는 최씨에게 양도소득세 540여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최씨가 "세금 부과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1, 2심 재판부는 "공유물분할 소송에서의 조정은 판결이 아닌 당사자 사이의 약정에 불과하므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않는 한 종전 공유상태가 유지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에 따른 세금 부과는 정당하다"고 판시, 최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최씨가 상고했다.
◇대법원 전경(사진=대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