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제2 프로야구단·돔구장 가능할까?..찬반 팽팽

입력 : 2013-12-20 오후 7:11:39
◇박민식 의원이 20일 오전 부산시청 국제회의실에서 주관한 '부산 프로야구 제2구단 유치 및 신(新)구장건설 끝장토론회'에 전문가와 시민이 많이 참석해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사진제공=박민식의원실)
 
[부산=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팽팽했고 토론 현장도 후끈 달아올랐다. 평일 오전임에도 토론회에는 시민 100여 명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확실한 것은 부산시민은 롯데 자이언츠를 넘어 야구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새누리당의 차기 부산시장 유력 후보의 하나로 꼽히는 박민식 의원(부산 북·강서갑)은 20일 오전 부산시청 국제회의장에서 '부산 프로야구 제2구단 유치 및 신(新)구장건설 끝장토론회'를 개최했다.
 
오전 10시에 시작해서 정오까지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박 의원과 김정환 롯데팬클럽연합회 회장, 김종백 동의대 레저스포츠학과 교수, 정규환 부산야구협회 부회장, 차진구 부산경실련 사무처장, 최효석 부산MBC 해설위원이 패널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부산 제2구단 창단'에 찬반 양론 팽팽
 
토론회 서두에 박 의원은 '프로야구 제2구단 창단'과 '돔 야구장 건립'과 관련해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4~15일에 부산 거주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로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다.
 
조사결과 부산시민이 좋아하는 구단은 지역 연고인 롯데 자이언츠(69.8%)가 압도적이었다. 이유로는 지역 연고(54.0%), 선호 선수(13.0%)가 다수였고 구단 스폰서 기업이 롯데이기 때문이란 응답은 0.9%에 불과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부산을 연고로 하는 제2구단 유치 찬성 주장에 힘을 싣는 결과로 분석했다.
 
하지만 추가 구단 유치에 대해서는 찬성(41.5%)과 반대(40.5%)가 팽팽하게 맞섰다. 찬성하는 시민들은 "'더 많은 볼거리'(55.6%)와 '지역발전'(32.5%)을 위해 제2구단이 필요하다"라는 입장을 보인 반면 반대하는 시민들은 '양적 확충이 질적 확충이 아니다'(29.8%), '돈벌이 수단이 될 것 같다'(29.6%), '기존 팬들의 분열이 우려된다'(24.5%) 등의 이유로 반대했다.
 
박 의원은 "여론조사에서도 나왔지만 부산 시민들은 롯데 자이언츠 구단에 대한 실망감이 적지 않다"며 "롯데 구단은 항상 '적자다', '홍보 효과가 없다', '구단 운영하면 남는 것도 없다'고 얘기를 하지만 많은 시민들은 그런 이야기를 하면 냉소적 반응을 나타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부산 시민 다수는 '롯데가 아니라 자이언츠를 좋아한다'는 말을 한다"고 현재 부산지역 야구 팬들의 정서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최효석 해설위원은 "한국 프로야구의 올해 관중수는 감소했다. 흥행을 주도하는 롯데 자이언츠 관중이 절반 가까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현재 한국 프로야구는 지방 인기 구단 영향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팀들이 순위에서 높지 않으면 가능성이 없다. 일본도 인구 1000만 명에 야구단 1개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한다. 산업적 측면을 살피고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를 보기 위해서 현장을 찾은 시민들의 의견도 찬반이 갈렸다. 박합수 씨는 "자이언츠를 좋아하는 것이지 롯데는 좋아하지 않는다. 롯데는 부산에 백화점 4개, 대형마트 7개, 호텔 1개 등을 운영하며 돈을 쭉쭉 빨아가고 있음에도 부산에 대한 투자는 인색하다. 야구단 투자까지 박하다"면서 제2구단 유치를 찬성했다.
 
반면 김양진 씨는 "야구 팀이 많아지며 질적 하락이 심한데 부산이 이에 동조하는 행동을 하지 않길 바란다. 롯데도 괜찮지 않느냐"며 제2구단 유치를 반대했다.
 
김철수 씨는 "나도 롯데가 아닌 자이언츠가 좋을 뿐이다. 단적으로 돌아가신 최동원 선수를 생각하면 롯데의 속성을 안다. 시민들이 좋아하는 선수지만 롯데가 야박하게 대했다. (롯데가) 시민을 생각하는 구단이 아니라는 반증이다"라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부산의 제2구단 유치는 상당히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악의 경우에는 지금의 롯데 자이언츠도 부산 야구도 공멸하는 결과가 생길 우려가 있다. 정말 치밀하게 준비해서 타당성이 있다 판단됐을 때 차근차근 일을 해야만 한다. 정치권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시민의 입장에서 부산의 부담이 아닌 부산의 자부심이 될만한 무렵 추진해야한다"고 제2구단 창단에 신중론을 펼쳤다.
 
◇박민식 의원이 20일 오전 부산시청 국제회의실에서 진행된 '부산 프로야구 제2구단 유치 및 신(新)구장건설 끝장토론회'에서 토론을 진행 중이다. (사진=이준혁 기자)
 
◇돔구장 건립 의견도 엇갈려
 
돔구장 건립과 관련된 의견도 어느 한 쪽에 쏠리지 않았다. 돔구장을 건설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35.8%였고, 일반구장을 더 좋아한다는 답변도 34.3%에 달했다.
 
돔구장을 좋아하는 이유는 날씨와 무관하게 전천후 경기가 가능하다(45.8%)는 점과 부산의 새로운 명소로 부상할 것이기 때문(32.1%)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지역발전(18.2%) 때문이란 의견도 적잖았다. 하지만 돔구장 건설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효율성(49.1%)와 비용(36.0%) 문제를 주요 이유로 꼽았다. 부지(4.8%) 문제를 거론하는 응답자도 있었다.
 
이처럼 돔구장 건설에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 양론이 팽팽하게 펼쳐졌다. 새 야구장 건설이 필요하다는 사실만 모두들 공감할 뿐이었다.
 
박 의원은 토론회를 마치며 "무조건 새로운 구단을 유치하자, 돔구장을 건립하자 말하기 전에 진짜 부산 시민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해 보기 위해 여론조사를 벌이고 토론회를 개최했다"면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를 비롯한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논의를 진전시킬 계획"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하면서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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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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