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이효정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첫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유지했다.
한은 금통위는 9일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점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1월 기준금리를 현행 2.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8개월째 동결이다.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한 배경은 지난달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경기도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달 중순 매달 850억 달러의 자산매입 규모를 100억 달러 줄인다고 밝혔다. 향후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목표 등에 따라 규모는 더 줄어들 수 있다.
이와 관련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향후 통화정책 운용방향으로 제일 먼저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유의한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금통위는 국내 경기에 대해서는 "추세치를 따라 회복세를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실물경제지표를 보면 지난해 11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전년동월보다 1.3% 감소한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1.8% 증가했다.
설비투자지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6.2% 확대됐고 건설기성액도 12.0% 늘었다. 다만 전월비로는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매판매는 전년동월대비 1.3% 늘었고 전월과 견줘서도 0.9% 증가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1.1% 상승했고, 지난해 연평균 상승률은 1.3%로 저물가 기조를 유지했다. 한은의 물가목표범위(2.5~3.5%)의 하한선에 미치지 못하지만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하반기면 물가 상승률이 목표범위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경제는 GDP(국내총생산)갭 마이너스 상태를 상당기간 유지하나 그 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 총재는 "올 연말까지는 마이너스 GDP갭이 사라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잠재GDP와 실질GDP 간의 격차인 GDP갭이 마이너스 인것은 잠재성장여력이 실제 성장여력보다 낮다는 의미다. 김 총재는 "현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에 거의 다다랐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여전히 낮은 소비자물가를 포함해 원화강세 등은 금리인하의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환율만 가지고 통화정책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점, 한은이 향후 물가의 상승 전환을 예상하고 있는 점 등이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을 낮췄다.
김 총재는 엔화 약세(엔저)에 대해서도 "엔저의 피해를 보고 있는 기계류, 철강 등의 산업에 미시적 접근을 통한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중앙은행이 환율만 가지고 통화정책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편, 김 총재는 이날 한은의 올해 경제전망치도 발표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종전의 3.8%를 유지하고, 소비자물가는 2.5%에서 2.3%로 0.2%포인트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