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외국자본의 '먹튀' 논란을 일으킨 론스타 측이 한국에서 1000억여원의 법인세를 부과받은 데 불복해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4부(재판장 최주영)는 론스타 측이 역삼세무서를 상대로 낸 법인세부과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론스타는 투자자들의 실제 거주지국과 무관한 벨기에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여러 단계의 지주회사를 개입시켜 투자지배구조를 수시로 변경했다"며 "이는 론스타펀드 설정 당시부터 주도면밀하게 계획한 조세회피 방안에 따른 것으로 자회사는 조세회피를 위해 사용된 명목상의 회사"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자회사는 주식의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를 회피하기 위해 벨기에 거주자 자격을 취득하고 설립한 회사에 불과하므로 론스타 펀드 자체가 양도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로서 법인세 납세의무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한국이 미국 법인인 자신들에게 과세를 할 권한이 없다는 론스타 측 주장에 대해 "한미 조세협약은 부동산 소재지국에 과세권을 행사한다는 점이 내포돼 있다"며 한국에 법인세 과세권한을 인정했다.
소득세 대신 법인세를 부과한 처분은 위법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과세관청이 오류 등을 시정해 공평과세의 이념에 따라 부과권의 제척기간 내에는 횟수에 제한 없이 경정처분을 할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론스타는 자회사를 통해 스타타워 주식 전량을 인수한 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스타타워 빙딩과 토지를 매입한 뒤 2004년 12월 되팔아 양도차익 2450억여원을 얻었다. 소위 먹튀 논란이 일었고, 이듬해 12월 역삼세무서는 론스타에 양도소득세와 가산세를 포함해 1000억여원을 부과했다.
론스타는 소득세 부과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소송을 냈다. 대법원까지 올라간 이 사건은 법인인 론스타에 소득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승소로 판결돼 확정됐다. 이에 역삼세무서는 법인세와 가산세를 포함해 1040억여원의 세금을 다시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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