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일명 '에이미 해결사' 검사인 전 모 춘천지검 검사(38·남)가 공갈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현직 검사가 공갈혐의로 기소되긴 이번이 처음이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이준호)는 22일 성형외과 원장 최모씨(43·남)에 대한 협박과 무료수술 강요, 금품갈취 혐의(공갈) 등으로 전 검사를 구속기소했다.

 

공갈은 협박 등으로 금품이나 재산상 이익을 갈취하는 범죄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금품이나 재산상 이익을 갖게 해도 성립된다. 10년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지는 가볍지 않은 범죄다.

 

감찰본부는 전 검사가 에이미(32·본명 이윤지)의 부탁을 받고 최씨에게 재수술 등 압력을 가한 혐의에 대해 공갈죄를 적용했다.

 

감찰본부에 따르면 전 검사는 에이미가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괴롭다는 말을 듣고 성형수술을 해 준 강남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최모씨(43·남)에게 전화로 재수술을 요구했으나 말을 듣지 않자 2012년 11월 에이미와 직접 찾아갔다.

 

그러나 최씨가 말을 듣지 않자 전 검사는 지난해 3월까지 총 5회에 걸쳐 최씨를 찾아가거나 문자메시지 등으로 "에이미를 재수술 해주지 않으면 압수수색해 병원문을 닫게 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에이미는 최씨에게 성형수술을 받은 뒤 프로포폴 불법투약으로 입건돼 전 검사가 구속기소했다. 에이미는 수술 뒤 일정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수술부위를 치료받아야 했지만 구속수감되는 바람에 치료를 받지 못해 수술부위가 덧나기 시작했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에이미는 덧난 수술부위를 치료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최씨를 찾아갔다. 그러 최씨가 프로포폴로 유죄를 선고받은 연예인이 자신의 병원에 드나드는 것을 꺼려 이를 거부하자 전 검사에게 해결을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 검사는 최씨로 하여금 700만원 상당의 무료 성형수술을 에이미에게 해주도록 하고 에이미가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다른 병원에서 수술한 치료비 2250만원을 최씨로부터 받아 에이미에게 전달했다.

 

전 검사는 협박 과정에서 최씨의 약점을 잡아 이를 이용하기도 했다. 최씨는 이 일이 있을 당시 프로포폴 불법투약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 내사를 받고 있었는데 이 정보를 알게 된 전 검사가 "에이미를 재수술 해주면 다른 검찰청에서 수사 중인 사건이 잘 처리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최씨는 이 말을 믿고 재수술과 후유증 치료비까지 건넸다.

 

서울중앙지검은 최씨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그러나 최씨가 기소되지 않은 것은 전 검사가 개입했기 때문이 아니라 최씨 스스로가 프로포폴 불법 사용에 대한 자체 재발방지대책을 세우는 등 행위정도가 기소할 정도로 중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감찰본부도 "전 검사가 최씨의 청탁을 받고 내사 중인 사건에 개입한 점이 있는지 집중적으로 수사했으나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감찰본부는 그러나 "전 검사가 사건 해결을 빌미로 금품을 요구한 사실은 인정되므로 변호사법 위반혐의를 별도로 적용했다"고 밝혔다.

 

변호사법 111조는 공무원이 직무상 청탁과 알선을 빌미로 제3자에게 금품이나 향응, 이익을 제3자에게 주게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 검사는 그러나 이 일로 사건 관계인들로부터 협박을 받고 돈도 뜯긴 것으로 조사됐다.

 

감찰본부와 에이미측 진술에 따르면 전 검사는 최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최씨의 여비서 김모씨(37)로부터 "에이미와의 관계를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듣고 돈 3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본부는 다만 "김씨는 이 사건과 관련이 없어 조사 대상이 아니다”며 “일반 형사사건으로는 조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감찰본부는 전 검사의 기소와는 별도로 감찰을 계속 진행해 전 검사를 징계처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