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와 인텔이 주도하고 있는 제3의 운영체제(OS) 타이젠(Tizen)이 MWC 2014를 계기로 본격적인 워밍업에 돌입한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도 LG전자 등 새로운 파트너사들을 발표하며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양 운영체제 모두 그간 과제로 지적돼 왔던 안드로이드 기반 디바이스들과의 호환성 문제에 대한 해결 단초를 제시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이목이 집중된다. 그동안 IT업계 전문가들이 예측했던 OS 투명성(transparency) 확보에 대한 불안을 씻는 첫 걸음을 내딛은 것.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모바일 축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4' 개막을 하루 앞둔 23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제 전략을 각각 발표했다.
우선 삼성전자가 공개를 앞둔 스마트 손목시계 '삼성 기어2'의 경우 타이젠을 전격 탑재하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과의 호환성 확보에 성공해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가장 큰 과제이자 고민거리였던 앱 생태계 문제가 호환성 확보를 통해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 OS 대비 차지하는 전력, 용량 소모가 적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는 높은 수준의 메모리·전력 효율성이 요구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에서 새로운 지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타이젠 연합의 회원사 구성을 살펴봐도 스마트폰보다는 전자업계 전체 내에 새로운 생태계 창출이 목표라는 점은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MWC 2014에서 타이젠이 탑재된 '삼성 기어2'를 선보인다. 왼쪽부터 '삼성 기어2'와 '삼성 기어2 네오'(사진=삼성전자)
최근 소니, ZTE 등으로 파트너사를 늘려나가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이번 MWC에서 LG전자를 새로운 협력사로 발표하며 눈길을 끌었다. LG전자뿐만 아니라 중국 레노버, 진리(Gionee), JSR, 룽치(Longcheer), ZTE, 인도 카본모바일 등 총 13개사가 MS의 새로운 우방으로 등장했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대한 의존성이 한계로 지적된 가운데,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타이젠 연합에 합류하기는 불편했다는 분석이다. 운영체제의 다변화 전략을 펼치되 삼성전자와는 다른 행보를 걷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닉 파커 MS 글로벌OEM마케팅총괄 부사장은 "(LG전자 등) 새로운 파트너들이 가세하면서 윈도폰 생태계가 더욱 커지게 됐다"면서 "이들 제조사들은 윈도폰이 각 지역별로 가격 경쟁력을 이어가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윈도 앱스토어가 총 24만5000개의 앱을 보유하고 있다"며 빠른 성장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MS가 이번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의 지배자인 퀄컴의 레퍼런스 디자인으로 새로운 스마트폰을 설계할 수 있도록 OS 전략을 수정했다는 점이다. 이는 잠재적으로 윈도 스마트폰이 안드로이드 기반의 기기와 일정 부분 호환 가능한 방식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지난해 MWC의 가장 큰 화두가 애플의 iOS,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대항하는 제3의 OS 출현이었다면 올해는 'OS 독립성'으로 주목도가 올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운영체제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구글 안드로이드 이후 새롭게 출현한 OS들이 대부분 개방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OS 독립성 혹은 투명성은 향후 웨어러블, 사물인터넷 디바이스 시장 활성화의 핵심 조건"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