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방송인 에이미(본명 이윤지·32)가 자신의 해결사로 나섰다가 기소된 전모 대구지검 서부지청 검사(37·전 춘천지검 검사)의 재판에 증인으로 설지 주목된다.
전 검사는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정석) 심리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공갈 혐의 일부와 변호사법 위반 혐의 전부를 부인했다.
변호인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사건에 연루된 병원장 최모씨를 증인신문하고, 추가 입증이 필요하면 에이미를 증인으로 신청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전 검사의 공갈 혐의 가운데 2250만원을 받아 에이미에게 전달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법리적으로 공갈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공갈죄는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어야 성립하는 범죄"라며 "피고인은 '병원을 박살낸다'는 식으로 최씨를 협박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송금받은 2250만원은 에이미의 치료비와 손해배상금이지 부정한 돈이 아니다"며 "만약 청탁과 알선의 목적으로 돈을 주고받았다면 전 검사가 자신의 통장으로 입금받았겠는가"라고 말했다.
또 전 검사가 당시 최 원장이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내사를 받는 점을 거론하며 "사건이 잘 풀리도록 도와주겠다"고 약속해 변호사법을 위반한 혐의는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최씨가 에이미의 치료에 전념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른 사건에 휘말려 치료가 불가능한 것을 우려하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며 "청탁과 알선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없으나, 전 검사는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재판이 시작하기 앞서 변호인을 통해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변호인은 "검사로서 부당한 이익을 목적으로하는 사인 간의 법적 분쟁에 깊숙히 관여해 참담한 심정"이라며 "사건기록을 읽어내려갈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먹먹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려깊지 못한 행동을 반성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죄값을 받겠다. 모든 것을 잃었고, 앞으로 잃을 것도 없다"면서도 다만 사건의 실체를 명확히 규명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전 검사는 2012년 11월 에이미와 함께 최 원장을 찾아가 재수술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자 5회에 걸쳐 "재수술을 하지 않으면 병원문을 닫게 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혐의(공갈)로 구속기소됐다.
최씨는 에이미에게 700만원 상당의 성형수술을 무료로 시술했고, 전 검사는 에이미가 다른 병원에서 성형수술 후 생긴 부작용 치료비 2250만원까지 최씨로부터 받아내 에이미에게 전달했다.
전 검사는 당시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내사를 받고 있는 최씨에게 에이미에게 수술을 해주면 사건이 잘 풀리게 도와줄 것이라고 약속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도 함께 받고 있다.
전 검사의 첫공판은 오는 28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스토마토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