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세무조사를 받는 50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 숫자가 줄어든다. 일정수준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중소기업은 정기세무조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김덕중 국세청장이 2년 연속으로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세정지원을 약속하며, 중소기업인들을 안심시켰다. 국세청이 지난해에 이어 중소기업계에 두 번째 선물을 안겼다. 중소기업계의 세정여건을 개선해 부담을 줄인다는 것이 골자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8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김덕중 국세청장을 초청해 중소기업인들과의 간담회를 마련했다. 국세청은 이 자리에서 국세행정 운영방향 및 중소기업 세정지원 관련 방안을 발표하며 중소기업계가 직면한 경영난을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이 될 것을 약속했다.
김 청장은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세무조사를 강화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는 등 기업인들이 많은 부담을 느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기업인들이 세무부담을 적게 느끼면서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매진하도록 세무조사 운영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김기문 중앙회장은 "그간 국세청의 세정지원 노력으로 중소기업의 애로가 많이 개선됐지만 현장 체감도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중소기업의 경영활동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 달라"며 협조를 요청했다.
◇일자리 창출 기업은 세무조사 제외
김 청장은 "500억원 미만 중소법인의 조사 비율을 지난해보다 축소하고, 납세자들이 세무조사로 느끼는 법인세 신고 후 사후검증에 대한 건수도 40%정도 축소하겠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전년에 비해 2~7% 이상(최소1명) 상시근로자를 늘리는 중소기업(연매출 3000억원 미만)에 대해 올해 법인세 정기 세무조사 선정에서 제외키로 했다. 청년 고용 기업에는 가중치를 부여한다. 세정차원에서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과거 법인 설립시 발기인 요건 수 규정으로 인해 실제 사업자가 아닌 가족과 지인 등 타인을 발기인으로 해 주식을 명의신탁한 경우 실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확인절차를 간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자금사정이 어려운 중소기업 등에게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조기에 지급한다. 환급금 조기지급 적용대상은 직전연도 매출 500억원 미만에서 1000억원 미만으로 확대해 지원범위를 넓힌다.
영세 납세자들이 1000만원 미만 고지세액을 납득하기 어려워 불복을 제기할 경우 무료로 조력받을 수 있는 '국선 세무대리인' 제도도 도입한다. 이외에도 중소기업 세정지원 협의회를 3~4회로 늘려 현장의 세정상 어려움을 발굴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지난해에는 두 번 개최됐다.
◇中企, 해외진출 중소기업 세제지원 등 애로 쏟아내
◇중소기업중앙회는 18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국세청장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를 열었다.(사진=중소기업중앙회)
김 청장이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 중앙회를 찾아 세무조사 최소화와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을 위한 세정지원을 펼치겠다고 공언, 참석자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6월에는 송광조 서울지방국세청장이 방문해 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중소기업인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해 세정여건에 대한 건의를 쏟아냈다. 국세청이 지난해에 이어 중소기업계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고 여러 개정안을 마련했지만, 현장과의 괴리가 여전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소기업인들은 국세행정 관련 주요 애로 및 개선사항으로 ▲해외진출 중소기업을 위한 세정지원 ▲소규모 협동조합 세무교육 지원 및 당기순이익 과세특례제도 항구화 ▲농약 부가가치세 환급절차 간소화 ▲폐자원 매입시 적격증빙 현실화 ▲국선세무대리인제도 적용대상 중소법인으로 확대 등을 건의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김기문 중앙회장을 비롯해 회장단, 표재석 대한전문건설협회장 등 중소기업단체장, 업종별 중소기업인 등 4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