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 (사진제공=해와 달 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지창욱이 '기황후'에서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상대역이 하지원이 아니었다면 이런 평가는 힘들었을 것 같다."
기황후를 통해 연기력에서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 지창욱의 소속사 관계자가 웃으면서 한 말이다.
하지원이 현재 출연중인 기황후는 시청률 30%에 육박하는 등 매회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방송 전 역사왜곡 논란으로 홍역을 치룬 기황후가 이토록 높은 시청률을 모으는데는 하지원의 공이 지대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창욱과 진이한 등이 기황후를 통해 큰 인기를 모으고 있어 "하지원과 같이 출연한 남자 배우들은 하나같이 뜬다"는 공식 또한 통하고 있다.
'비밀', '다모', '발리에서 생긴일', '황진이', '시크릿 가든'까지 하지원이 출연하는 드라마는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이서진, 조인성, 장근석, 현빈 등 상대 남자 배우들은 하지원과의 작품을 통해 톱스타로 성장해왔다.
왜 하지원이 하는 드라마는 모두 잘 되는 것일까. 왜 그와 상대하는 남자배우들은 하나 같이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을까.
◇지창욱-하지원 (사진제공=MBC)
◇스펙트럼 넓은 연기력..남자배우가 보여줄 게 많다
드라마에서 하지원의 필모그래피는 독보적이다. 흥하지 않은 작품을 찾아보기 힘들만큼 하지원이 출연한 드라마는 2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10%만 넘어도 대박이라는 요즘 같은 시대에 기황후는 30%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원이 출연하는 드라마가 잘 되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그의 넓은 스펙트럼을 꼽는다. 다양한 면을 보여주는 여성캐릭터를 소화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가졌다는 평이다.
'다모'에서는 무술을 겸비한 조선시대 여성 형사로 카리스마와 함께 이서진과 멜로를 그렸고,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는 가난하지만 당찬 캐릭터로 조인성과 소지섭과 진한 로맨스를 만들었다. '시크릿 가든'에서는 스턴트우먼으로 선머슴 같은 캐릭터에 귀여운 매력과 사랑스러운 모습을 동시에 갖춘 길라임을 연기했다.
이는 기황후에서도 마찬가지다. 상황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화한다.
하지원이 맡는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이상의 눈에 띄는 특성을 가진 캐릭터였다. 이러한 다양한 면을 가진 캐릭터는 상대배우 역시 보여줄 게 많다.
서병기 대중문화 평론가는 "멜로에만 장점을 가진 여배우는 본인만 돋보이게 된다. 상대 남자배우가 사랑하는 모습 외에는 보여줄 면이 많지 않다. 반면 하지원은 어떤 캐릭터든 다양한 면을 보여준다"며 "그러면 상대 남자배우들 역시 자연스럽게 다양한 성격의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다. 이것이 조화를 이뤄 드라마가 재밌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원 (사진=하지원 인스타그램 캡쳐)
◇"어디서든 웃어요"..쾌활한 성격, 즐거운 현장 만든다
50부작 사극 기황후는 매우 빡빡한 스케줄로 촬영이 진행 중이다. 쉬는 시간이 거의 없고,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현장 대기중이다. 그렇지 않으면 방송시간을 맞출 수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중 가장 힘들 사람은 하지원이다. 타이틀롤로써 거의 모든 장면에 빠짐없이 등장한다. 다른 배우들은 현장에서 쉬기도 하지만 하지원은 쉴틈이 없이 촬영에 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하지원은 늘 웃는 모습을 잃지 않는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오랜 만에 촬영장에 갔는데, 스케줄이 살인적이었다. 그럼에도 하지원은 늘 웃고 있더라. 옆에서 보는데 현장 분위기가 가족처럼 밝고 화기애애 했다"고 밝혔다.
현장 분위기가 좋아야 좋은 드라마가 나온다. 그 분위기를 가장 크게 좌지우지 하는 인물은 여배우다. 여배우가 까탈스러우면 현장 분위기가 저해되기 마련이다. 하지원은 늘 웃는 모습으로 주변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대하며 현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원이 계곡물에 빠져 오열하는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MBC)
◇강한 근성, 다른 출연자들도 긴장하게 한다
지난 1월, 영하의 날씨에 꽁꽁 얼어붙은 계곡물로 하지원이 몸을 던졌다. 그곳에서 아이를 잃고 괴로워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표현했다.
놀라웠던 점은 애초 대본에 없었던 장면이었다는 것. 기황후 관계자에 따르면 하지원이 "세상 어떤 엄마도 자신의 아이가 물에 떠내려갔는데 물가에서 가만히 있지는 않았을 것 같다"며 감독에게 물에 들어가겠다고 제안해 만들어진 장면이다.
제작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하지원은 끝내 살을 에는 듯한 계곡물에 들어갔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관계자는 "하지원은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촬영에 임했고, 촬영이 시작되자 자신의 감정을 한꺼번에 폭발시키며 순식간에 분위기를 압도하는 연기를 펼쳐내 단 한 번의 촬영으로 OK컷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선뜻 아이디어를 내 주저하지 않고 물속으로 들어가 엄청난 집중력으로 명연기를 보여준 하지원의 열정에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러한 하지원의 열정은 다른 배우들에게도 긴장감과 자극을 준다. 지창욱 소속사 관계자는 "창욱이가 '하지원이 너무 열심히 해, 힘들다는 말을 꺼낼 수도 없다'고 말한다. 하지원의 영향을 받아 연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