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현대해상 김휘태 씨, 강순모 씨, 메리츠화재 김만호 씨, LIG손해보험 강승현 씨, 임승진 씨 (사진=각사)
[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손해보험업계에서 아줌마 파워에 밀렸던 남성 설계사들이 지난해 최고의 영업실적을 낸 연도대상을 속속 거머쥐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최근 대형 손해보험사들까지 남성 설계사의 실적이 두드러지면서 여성 중심이었던 보험시장의 판도 변화도 예상되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손해보험사 5곳 중 지금까지 연도대상 시상식을 한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이 남성 보험왕을 배출했다.
현대해상은 10일 2013 연도대상 시상식을 열고 대리점 부문 송파사업부 대치지점 강순모설계사와 설계사 부문 천안사업부 천안신화지점 김휘태 설계사가 대상을 수상했다. 남성설계사 2명이 대상을 받은 것은 7년만에 처음이다.
메리츠화재는 7일 개최한 연도대상 시상식에서 대구지역단 김만호 설계사가 대상을 차지했다. 92년 역사를 가진 메리츠화재에서 남성이 연도대상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LIG손해보험도 4일 연도대상 시상식에서 광주서부지역단 광주서부지점 강승현 설계사와 의정부지역단 동두천지점 임승진 설계사 등 남성 2명이 대상을 받았다.
한해 보험 판매 실적이 가장 우수한 보험왕 자리를 항상 여성 설계사가 차지하던 관행이 깨지고 대형 손해보험사 5곳 중 3곳에 남성 보험설계사 등이 능력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22일에, 동부화재가 18일에 연도대상 시상식을 개최할 예정이어서 이들 마저 남성 설계사의 대상 수상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같은 남성 설계사들의 우수한 실적은 우선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외국계나 일부 중소형사들을 중심으로 남성 설계사들의 실적이 탄력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대형사들은 여성 설계사들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미 지난달 2013년 연도대상 시상식을 개최한 교보생명은 대성FP지점의 강순이 재무설계사 FP명예전무가 대상을 받았다. 강순이 명예전무는 올해로 여덟 번째 보험왕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대형사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연도대상 시상식 개최결과를 봐야 하겠지만 생명보험 특성상 아직까지는 여성이 강점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
손해보험업권은 상대적으로 자동차보험 등 보험시장이 위축되면서 산업과 연계한 전문성을 고려했던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손해보험사 한 관계자는 “손해보험은 장기보험 이외에 자동차보험이나 화재 및 해상 등 일반보험 분야에서 다양한 사회경력이 많은 남성들이 여성들보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며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가정 경제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남성들이 여성보다는 좀 더 적극적인 전문적인 영업활동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아줌마로 대변되는 과거 보험설계사의 위상이나 인식이 소비자의 눈높이도 더 높아졌다”며 “이제는 점점 보험영업도 전문성이 중요하다 보니 그런 면에서 여성보다는 남성분이 과거보다는 두각을 나타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