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업계 "거래상황 주간보고로는 가짜석유 근절 못해"

"국세청 보고자료 공유 및 노상검사제도가 해결책"

입력 : 2014-04-28 오후 1:30:00
 ◇ 한국주유소협회 소속 회원들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열린 '석유유통시장 정상화 촉구 궐기대회'에서 정부의 과도한 규제 철폐를 외치고 있다. ⓒNews1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주유소업계가 오는 7월1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시행규칙' 시행을 앞두고 정부에 재고를 요청했다. 거래상황기록부 보고 주기를 월간에서 주간으로 당길 경우, 영세주유소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된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가짜석유 근절에 대한 근본 해결책으로 국세청 보고자료 공유와 노상검사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주유소협회는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소기업중앙회관에서 '거래상황기록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국세청 보고자료를 공유할 것"을 촉구했다.
 
주유소협회는 "가짜석유는 탈세와 직결된 문제로 국세청과의 공조는 필수적"이라면서 "주유소의 카드결제 비중이 95%에 달하고 있기 때문에 국세청 자료를 공유한다면 거래상황기록부 규제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오는 7월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주유소들이 국가석유수급 통계를 목적으로 보고하고 있는 거래상황기록부를 현행 월 1회에서 주간보고제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가짜석유를 근절할 목적으로 보고체계를 강화한 것이다.
 
이에 대해 주유소협회 측은 "주유소 현장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세우고 있다.
 
주유소협회는 "정부는 가짜석유의 유통원인으로 '석유제품에 부과된 유류세 차이와 이에 따른 부당이득 유인', '경유와 등유의 단순 혼합만으로 제조가 가능할 정도로 손쉬운 제조법', '값싼 제품을 선호하는 왜곡된 수요'에 기인한다고 밝혀 놓고, 근절대책은 대다수 선량한 주유소를 억압하는 보고주기 강화 정책뿐"이라고 꼬집었다.
 
보고주기 강화로는 가짜석유 유통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오히려 규제 강화로 인해 영세 주유소에 대한 부담만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유소협회는 "자체조사 결과 주유소업계는 평균 영업이익율이 1%에 불과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며, 경영난으로 인해 가족이 경영하는 주유소가 전체의 67%에 이른다"면서 "보고서 작성에 네다섯 시간이 필요한데, 이를 한달에 네 번 이상으로 늘어날 경우 영세 주유소들의 업무부담이 매우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는 주간보고로 인한 주유소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전산보고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종용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주유소의 95%가 반대하고 있다"면서 "도입하더라도 기존 보고서식 유지로 인해 자동보고가 불가능한데도 정부는 검증되지 않은 시스템의 편리성에 대해서만 거짓 홍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주간보고 규제대상에 국내 등유판매의 23%를 차지하는 일반판매소와 가짜석유 적발율이 60~70%에 이르는 대량소비처가 제외돼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주유소협회는 주간보고제 대신 국세청 보고자료 공유와 노상검사제도 도입을 요청했다.
 
국세청이 세금계산서 발행시 유종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고, 국세청에 보고되는 카드거래 내역에도 유종이 표시돼 있는 만큼 국세청과의 공조로 탈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가짜석유 유통은 상당부분 화물차, 버스 등 가짜석유 수요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노상검사를 통해 수요자 조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영업부담만 가중될 뿐 실효성 없는 정책 실현을 위해 도입되는 과도한 규제는 철회돼야 한다"면서 "정부는 국민과 주유소 업계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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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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