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두려워하지 않겠다. 망설이지 않겠다.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한 달이 지난 17일 오후. 청계광장 단상에 홀로선 오혜란씨의 두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지만 목소리는 또렷했다.
안산에서 온 그녀는 이날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등 50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세월호 참사 대응 각계 원탁회의'가 주최한 '세월호 참사 추모 5·17 범국민 촛불행동' 집회에 참석해 "아이들의 생사가 오가는 촌각의 시간에도 너무나도 무지하게 눈물 흘리며 기도만 하고 있었다"며 "거대한 대한민국이란 세월호에 타고 있는 아이들을 엄마의 손으로 지키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청계광장에서 오후 6시부터 시작된 집회에는 시민 1만 5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해 희생자를 애도하는 한편 진상 규명과 정부의 책임을 요구했다.
청계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실종자를 구조하라, 아이들을 돌려내라. 박근혜가 책임져라, 진상을 규명하라, 끝까지 밝혀둘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7일 세월호 참사 추모 집회에 참석해 청계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사진=장성욱기자)
원탁회의 대표로 나온 김상근 목사는 먼저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못 했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며 "당신들의 어머니, 아버지, 형제들, 친구들 옆에 함께 서고자 여기 모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정부는 온전한 정부가 아니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대통령은 온전한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국민의 생명의 지키지 못한 죄를 반드시 물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이제 참사의 진상 규명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 그러나 이 정부에게 맡겨선 안된다"며 "정부는 진심, 눈물, 가슴이 없다. 피해자 가족과 시민사회가 참여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이날 행사에는 학계, 언론계, 일반시민, 대학생 대표들이 자유발언을 통해 정부의 미진한 사고 수습 및 대책에 대해 성토했다.
한편 이날 시민들은 집회 후 청계광장-보신각-종로3가-을지로3가-을지로입구-서울광장으로 이어지는 약 3.1 Km 구간의 촛불행진 후 서울광장 시민분향소에서 합동분향을 마친 후 자진 해산할 예정이다.
◇17일 열린 세월호 참사 추모 범국민 촛불집회 전경(사진=장성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