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등록 거부' 이정렬 前부장판사 중소로펌 사무장으로

입력 : 2014-06-09 오전 2:29:01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변호사 등록 문제로 진통을 겪었던 이정렬(45·사법연수원 23기·사진) 전 창원지법 부장판사가 중소로펌의 사무장으로 재야 법조인 생활을 시작한다.
 
로펌을 비롯한 법률사무소 사무장은 의뢰인들을 직접 만나 기초 법률상담을 해주고 변호사 상담 이전에 사건 수임 등을 총괄하는 일을 하는 직책으로 부장판사 출신의 고위 재조 출신들이 맡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다.
 
동안 소속인 이광철 변호사는 SNS를 통해 이 전 부장판사가 동안의 사무장 직책 제의에 동의했다고 8일 밝혔다.
 
이 변호사는 “저희 법인은 법조가 조금 더 국민들에게 낮아져야 하고, 조금 더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전 부장판삳 바로 이 점에서 사무장 직위 부여에 흔쾌히 동의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전 부장판사는 창원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변호사 개업을 준비하면서 지난 2월 동안의 구성원 변호사로 영입이 결정됐었다.
 
그러나 서울지방변호사회와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등록심사위원회에서 연이어 등록을 거부하기로 결정하면서 영입이 좌절됐다.
 
변협 등의 주된 등록 거부사유는 과거 ‘부러진 화살’ 영화가 사회적 관심을 끌게 되었을 때 담당 재판부 배석을 맡았던 이 전 부장판사가 재판부 평의결과를 공개했다는 것이었다.
 
이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저희는 변협의 그러한 결정이 대단히 부당하다고 생각하면서 장차 소송을 통해 변협의 결정에 대해 불복하는 것은 별개로 하고, 고심 끝에 이 전 부장판사에게 법인의 사무장 직위를 부여하기로 했다”고 밝혀 향후 이 전 부장판사의 변호사등록 거부에 대한 변협 등의 결정에 불복하고 소송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또 “그들만의 리그인 보수적인 법조의 암묵의 카르텔과 엄숙주의 문화에서 판사출신의 법조인이 사무장의 직위를 갖는다는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 전 부장판사는 1997년 서울남부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특전사 출신인 그는 2004년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에 대해 양심적 병역거부임을 인정, 무죄를 선고하면서 주목받았다.
 
이후 SNS를 통해 왕성히 활동해왔으며 2011년에는 페이스북에 '가카새끼 짬뽕'이라는 패러디글로 이 대통령을 비하했다는 이유로 법원장으로부터 서면경고를 받았다.
 
또 영화 '부러진 화살'의 소재가 된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의 복직소송 재판에 참여했던 그는 당시 합의에 문제가 없었다며 합의 내용을 공개해 정직 6월의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한편, 이 전 부장판사가 사무장으로 일하게 된 동안은 지난 4월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변호사를 비롯해, 판사출신을 포함한 5명의 변호사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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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