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삼성전자(005930) 실적에 이어 중국 부동산 경기 우려까지 겹치면서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외국인은 현·선물을 동시에 팔아 치우며 하락폭을 키웠다. 코스피는 지난달 12일 이후 27거래일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20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3.96포인트(1.20%) 하락한 1968.07로 마감됐다.
외국인은 전일에 이어 삼성전자를 집중 매도했다. 2분기 실적 부진 우려로 국내외 증권사에서 영업이익 전망치와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잇따르는 시점이다. 삼성전자는 1.66% 하락해 3거래일째 약세를 지속했다. 장 중 약 2개월 만에 130만원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중국의 부동산 경기 둔화 우려도 지수 하락에 일조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오늘 장이 급락한 가장 큰 원인은 삼성전자와 중국,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며 "중국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면 그 안에 있는 그림자 금융 등 고질적 악재가 불거질 수 있어 관련 대형주가 일제히 타격을 받은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내외 악재가 불거지면서 외국인은 지난 3월14일 이후 가장 많은 매물을 쏟아냈다. 코스피200선물도 1만2000계약 넘게 출회됐다. 매도 공세가 심화되면서 코스피는 장 중 1965포인트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539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1891억원, 2691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매매는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373억원 매도 우위였다.
업종별로는 운송장비(1.92%), 은행(1.84%), 전기전자(1.82%), 보험(1.66%), 금융(1.46%), 제조업(1.45%) 등 대부분이 하락했다. 비금속광물(0.55%), 의료정밀(0.06%) 업종만이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0.10포인트(0.02%) 내린 536.69를 기록했다.
전파기지국(065530)은 경영진 횡령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 탓에 4% 가까이 떨어지며 3거래일째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음(035720)은 외국계 증권사 호평에 힘입어 7% 가까이 급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90원(0.19%) 오른 1020.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조 연구원은 "코스피는 이미 떨어질 데까지 떨어졌다고 본다"며 "지지선은 1960선까지 보고 있고, 이 수준에서 화학, 철강주 중심으로 저가 매수를 고려해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20일 코스피 추이(자료제공=대신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