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의료인에게 면허 범위를 넘어선 의료행위를 할 경우 처벌토록 한 구 의료법 해당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면허 없이 침술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된 외과 전문의 엄모씨가 "해당 조항은 '한방의료행위'와 '의료행위'에 대한 개념이 불명확하고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의료행위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통해 시행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등을 말하고 '한방의료행위'는 우리 선조들로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의학을 기초로 한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행위를 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의료행위'의 의미가 불명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한의학과 서양의학은 학문적 기초가 서로 달라 학습과 임상이 전혀 다른 체계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자신이 익힌 분야에 한해 의료행위를 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며, 훈련되지 않은 분야에서의 의료행위는 면허를 가진 자가 행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이를 무면허 의료행위와 달리 평가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특히 의대와 한의대의 교육과정, 의사와 한의사의 국가시험 과목 및 학문적 기초 등을 종합해 보면, 침술행위는 의료행위와 한방의료행위의 구분이 모호한 영역이라거나 교차영역이라고 할 수 없고, 보건위생상 위험성이 낮은 의료행위로서 모든 의료인에게 허용되어야 하는 의료행위로 볼 수도 없다"며 "해당 조항이 청구인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판시했다.
엄씨는 2005년 3월 한의사 면허 없이 침술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자 상고한 뒤 해당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