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가는 전기자전거..국내외 격차 '뚜렷'

해외 '개화기', 국내는 '걸음마'..경량화·가격 낮추기 '안간힘'

입력 : 2014-08-20 오후 5:14:18
[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개화기에 접어든 해외 전기자전거 시장과 달리 국내는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정서적·법적 규제들이 성장을 가로막고 있어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세계전기자전거보고서(EBRW)에 따르면, 전기자전거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3000만대 이상 팔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국내 전기자전거시장은 1만3000여대 수준에 불과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미국이 100%, 유럽은 19%, 중국은 9% 수준이다. 특히 독일과 네덜란드는 전체 자전거 시장은 정체를 빚었지만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전기자전거는 급성장해 각각 연간 63만대, 23만대 규모까지 도달했다.
 
이렇게 국내외 시장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자전거에 대한 인식의 차이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이동수단으로 자전거를 인식하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레저용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한국교통연구원 자료를 보면 한국의 자전거 교통수단 분담률은 2%에 불과하다. 네덜란드 27%, 일본 14%, 독일 10%와는 극명히 대조되는 수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자전거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꾸준히 증가세지만, 아직레저용에 국한된 경우가 많다"며 "전기를 보조동력으로 움직이는 전기자전거는 출·퇴근 등 이동수단에 더 가까워 국내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자전거의 교통수단 분담률, 단위%. (자료=한국교통연구원)
 
또 해외에서는 전기자전거 주행 시 면허가 필요 없고 자전거 도로로 통행할 수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전기자전거 관련 제도가 미비한 상황이다. 
 
문제는 정서적·법적 규제로 인해 국내 전기자전거 업체들이 도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기자전거 제조업체 관계자는 "세계가 디지털카메라로 이동하는 동안 코닥은 필름과 아날로그 카메라를 팔다 몰락했다"며 예시한 뒤 "국내 자전거 업체들이 세계적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도가 미비하다고 마냥 손을 놓을 수만도 없는 상황. 국내 전기자전거 업체들은 해외시장과 보폭을 맞추기 위한 돌파구 찾기에 고군분투 중이다.
 
운송수단으로 편리할 수 있도록 무게를 줄이는 한편, 배터리 완충 시 주행거리를 늘리는 등 제품의 품질 향상에 힘쓰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삼천리자전거(024950)의 '팬텀'시리즈와 알톤스포츠(123750)의 '이스타S'는 21kg 안팎의 무게에 한번 충전 시 35~50km 주행이 가능하다.
 
또 중·고가 자전거 가격과 유사한 100만원 초반대로 전기자전거 가격을 낮춰 비싸다는 편견을 깨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대중화의 관건. 알톤스포츠는 해외로 눈을 돌려 3년간 870만달러 규모의 물량을 북미지역에 수출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 전기자전거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배터리와 차체를 비롯한 경량화 연구에 매진 중"이라며 "자전거가 운송수단이라는 인식의 전환과 관련 법규가 조속히 마련돼야 국내 전기자전거 시장도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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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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