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좁아진 채용문에 발길 돌리는 취준생

"업황 개선되면 취업문 넓어질 것"

입력 : 2014-09-23 오전 8:27:47
[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졸업까지 미뤄가며 증권사 취업을 준비했는데, 이제는 아예 마음을 접었습니다. 하반기부터는 아예 유통업계로 알아볼 작정입니다. 투자상담사 자격증도 벌써 두 개나 취득했는데, 쓸 일이 없게 됐네요."
 
증권맨을 꿈꾸며 취업 전선에 뛰어든 A씨(28세). 그는 올해 증권사 취업을 포기하기로 했다. 채용 문이 너무 좁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서류심사에서 거듭 고배를 마신 후 올해는 다를 것이란 생각으로 채용공고를 꼼꼼히 살펴봤지만 실망감이 컸다. 올 하반기에도 대다수 증권사는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을 예정이기 때문이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증권사 중 한화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하반기 채용 계획이 없다. 현대증권도 아직 공채 진행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미 증권업계 전반에 구조조정의 칼날이 휩쓴 시점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할 여력이 없다는 점은 취업 준비생들도 잘 알고 있다.
 
하반기 증권사 취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B씨(여·27세)는 "있는 사람도 내보내는 판국에 신입을 쓰려는 증권사가 많지는 않을 것 같다"며 "증권사에 지원하기는 하겠지만 다른 업계로의 가능성은 열어두고 응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혹한기에도 일부 증권사는 신규 채용을 계획하는 곳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점 영업, 본사 영업, 리서치, IT 부문에서 70여 명을 채용한다. 교보증권은 본사 영업, 본사 지원, 지점 영업, IT 부문에서 10여 명을 뽑을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일반직, 업무직 공채를 진행 중이며 KDB대우증권도 이달 말부터 하반기 채용 공고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오는 26일까지 지원서를 받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3~4년간 업계 사정이 좋지 않아 거의 공채를 안 하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달라질 때도 된 것 같다"며 "업계 사정이 더 나아지면 취업 문도 넓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대학교 취업박람회에서 취업준비생들이 채용정보게시판을 살펴 보고 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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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