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세 자릿수'를 우려하던 원·달러 환율이 고공 상승중이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1000원 붕괴를 우려했던 환율이 지난 한 달 동안에만 50원 가량 뛰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원 내린 1061.4원에 마감했다. 전일보다는 소폭 하락했지만 5거래일 연속 급 상승에 따른 여파로 쉬어간 셈이다.
◇지난 1일 원·달러 환율은 급등해 6개월만에 1060원선을 돌파했다ⓒNews1
특히 전 거래일인 1일에는 환율이 급등해 6개월만에 1060원선을 돌파했다. 9월29일에도 9.4원이나 급등하며 일주일 내에 심리적 지지선인 1050원선과 1060원선을 가볍게 넘어섰다.
이렇게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것은 달러화 강세와 엔화 약세에 따른 영향이다. 1일 달러-엔 환율은 6년만에 장중 110엔을 넘어섰다.
또 글로벌 달러 초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 가치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7월 이후 이어지고 있는 달러 강세 때문이다. 지난 7월 이후 연준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미국과 여타 국가들의 펀더멘탈차이로 달러강세가 11주 연속 지속됐다.
무엇보다 미국 경기의 상대적 안정과 양적안화 종료에 더해 ECB와 일본 등 선진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은 글로벌 달러화 강세 환경이 계속될 전망이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ECB의 지속적인 통화완화정책 추진으로 유로화의 약세가 진행되면서 달러화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유지하고 엔화 약세가 예상된다"며 "당분간 달러화의 강세, 엔화의 상대적 약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인 상승세에 무게를 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현재 네고물량(달러 매도)외에는 하락재료가 없다"며 "다만 강달러 추세가 너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조정 타이밍은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권규백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은 7월 이후 나타난 달러 강세라는 글로벌 트렌드를 급하게 추종하면서 나타난 결과"라며 "장기적인 흐름은 달러 강세를 지지하고 있고, 그 동안 글로벌 트렌드에서 벗어나 있었던 원·달러 환율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형중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달러화와 엔화의 틈바구니에서 원화 가치가 급격히 변동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은 1100원까지 오를 가능성을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환율 변동성은 최근 2주 동안 브라질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