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 반도체 부문이 3분기 2조2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메모리 사업부만의 영업이익을 따로 집계하면 3조원 초반대의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전사 영업이익의 75%를 넘는 비중으로 스마트폰 부진과 맞물려 뒤바뀐 주력사업을 보여준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스토마토)
삼성전자는 30일 3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9조8900억원, 영업이익 2조2600억원을 기록했다고 확정 공시했다. 디스플레이 부문과 합친 영업이익은 총 2조3300억원으로 부품사업이 완제품 사업보다 5300억원 더 많은 이익을 거둬들였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가 3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면 시스템LSI 사업부가 전분기 대비 적자규모가 늘면서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2조원대로 내려앉은 것으로 추정된다.
시스템LSI 사업부의 경우 애플에 대한 파운드리 물량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향 매출 규모마저 크게 줄어들며 실적 악화가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현재 시스템LSI 사업부의 내부 매출 비중은 30~50% 수준이다.
반면 메모리 사업은 고성능 모바일D램, 서버용 D램 등 전 부문에서 견조한 수익성이 유지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메모리 영업이익률이 무려 30% 후반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낸드의 경우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판매 호조로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4분기와 내년부터는 D램 사업의 수익성이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D램의 메모리 반도체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40% 수준에 달한 만큼 내년부터는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겠지만 모바일D램 용량 증가, SSD 전 제품군에 3D 낸드를 적용하며 이익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백지호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무는 "V낸드를 시작할 때 가장 우려한 것이 비용 문제였지만 당초 계획대로 기술력이 순조롭게 확보됐기 때문에 4분기부터는 모든 브랜드 SSD에 V낸드를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면 낸드플래시의 경우 SSD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서 적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스템LSI 사업부는 최첨단 공정인 14나노 핀펫 공정을 연내 완료해 그간의 부진을 씻는다는 각오다. 64비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14나노 핀펫 공정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만의 TSMC와 중국의 신흥 파운드리 업체들과 기술력 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두영수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상무는 "현재 확보된 고객사에 14나노 핀펫 공정으로 생상된 풀펑션 샘플을 공급 중"이라며 "14나노 공정에서 당사의 축적된 노하우와 3차원 소자 기술 구조에 대한 노력을 바탕으로 노드 축소가 이뤄지고 있어 현재까지는 매우 만족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