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어닝 시즌이 다시 도래했다. 미국 기업들은 이번주부터 차례로 암울한 1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뉴욕 증시는 실적 발표 시즌 직전까지 4주 연속 랠리를 펼치며 70년래 가장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뭔가 잘못된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험악해질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주식 매입을 지속하는 등 자진해서 실망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 리서치사인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그룹이 지난 2001년 중반부터의 어닝시즌을 분석한 결과, 어닝시즌 첫날에 S&P500 구성종목을 매입하고 마지막날 매수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26.6%를 잃었다. 이와는 반대로, 어닝시즌 첫날에 S&P 종목을 매수하고 마지막날 매입한 투자자들은 수익이 7.1% 늘었다.
다우지수가 지난 4주동안 평균 21% 상승하고 S&P500지수가 23%나 올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같은 수치는 특히 이번 분기에 딱 들어맞을 공산이 크다.
베스포크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차례의 어닝시즌에서 S&P500은 각각 8.53%, 9.32% 하락했다. 1분기 실적 발표는 오는 7일 알코아를 시작으로 6주 가까이 지속되며 5월14일 월마트의 발표를 마지막으로 종료된다.
애널리스트들은 S&P500 구성종목들의 1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37% 감소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S&P500을 구성하는 모든 10개 그룹들은 지난 10년간과는 달리 해를 거듭할수록 이윤이 감소하고 있다.
사실 증시가 계속해서 랠리를 이어갈 지 여부는 1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충족시키거나 아니면 기대치를 넘어설 것인지에 달려있지 않다. 그보다는 이번 분기 수익은 회사의 경영진들이 향후 다가올 2, 3, 4분기에 관해 언급하는 내용에 보다 많이 좌우될 것이다.
린다 듀셀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의 주식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시장으로부터 덜 나쁜 정보만을 편집한 후 희망에 매달리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우리가 벼랑 끝에서 떨어졌고 추락은 끝났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만약 1분기가 최악이고 이제는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면 S&P500은 660 혹은 600까지 추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1분기 어닝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알코아의 실적은 2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로이터가 실시한 조사에서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알루미늄 가격 하락으로 알코아가 1분기에 주당 52센트 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불안한 실적 전망 속에 어닝시즌을 거치면서 뉴욕 증시가 향후 장밋빛 희망을 붙들고 계속해서 랠리를 이어갈 지 아니면 실적의 덫에 걸려 다시 한 번 넘어질 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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