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혹한기를 견뎌낸 증권사 대부분이 개선된 3분기 실적을 내놨다. 기준금리 인하로 채권 이익이 증가한 가운데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까지 반영된 덕이다. 전 분기 구조조정 비용을 털어낸 후 지난 1분기에 이어 이익개선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익 규모가 가장 큰 증권사는 153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삼성증권이다. 삼성자산운용 지분 매각 차익이 921억원(세후) 반영됐고, 채권 평가이익이 늘어난 영향도 컸다.
KDB대우증권의 3분기 순이익은 98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채권 보유 규모가 가장 큰 만큼 채권 운용 수익이 증가했고, 퇴직금 제도 변경의 혜택도 봤다.
현대증권의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하고, 전 분기 대비 1235% 늘어난 238억원을 기록했다.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가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3분기 증권사 실적의 시사점은 2분기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후 판관비가 개선됐다는 것"이라며 "이익 회복세가 (1분기 흑자전환에 이어)지속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의 순이익은 7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7.3% 늘었다. 2분기 희망퇴직으로 판관비가 감소했고, 채권 보유 규모를 확대한 데 따른 평가이익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59.8% 증가한 30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자회사의 흑자 전환과 브로커리지 수익 증대 영향이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9.7% 늘어난 321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초대형 점포 전략에 따른 리테일 실적 개선이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부동산 금융 부문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유지했다.
대신증권의 경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88억원으로 13% 줄었다.
유안타증권(003470)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손실 폭을 줄여 1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한편 각 증권사의 4분기 실적은 이번 3분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수익에 긍정적으로 반영됐던 일회성 요인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과 대우증권의 지분 변경익, 퇴직 부채 환입 등 일회성 현금 유입이 없기 때문에 4분기 순이익은 3분기 대비 소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업황 전반을 둘러싼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눈 여겨보고 있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채권 평가이익, 일회성 이익이 소멸되면서 4분기 순이익은 감소하겠지만 경상 이익 체력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정책 효과가 계속되는 가운데 자본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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