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홍콩 경제가 리세션(경기후퇴)에 빠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앤디 시에 모건스탠리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경제가 리세션 국면의 한 가운데에 놓여있다"며 "최근 홍콩 경제지표는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민주화 시위의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시에는 앞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등 경제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한 몇 안되는 전문가들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는 "홍콩의 소매 판매가 곤두박질치고 있고 부동산 시장에서의 거래도 많지 않다"며 "주식 시장의 미미한 움직임마저도 지지부진해 경제 성장을 이끌어낼 만한 곳이 없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10월 홍콩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나 직전월의 4.8%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특히, 보석·시계 등과 같은 고가품 판매는 11.6%나 급감했다. 3개월간 이어지고 있는 홍콩 민주화 시위가 지난 9월 말 시작된 영향이다.
◇시위대들이 홍콩 센트럴에 위치한 한 명품점 앞에 앉아있다.(자료=로이터통신)
홍콩 최대 귀금속 업체인 초우타이푹은 지난 10월 동일 점포 매출이 24%나 급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홍콩 정부 대변인은 "내수와 관련한 품목들의 판매 열기가 줄어들었다"며 "민주화 시위가 소비 심리에 악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에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정부의 대응 능력이 아직 충분치 않은 가운데 민주화 시위는 재발될 것으로 보인다"며 "홍콩 경제는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안정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