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유통업체 먹는샘물 자체상표(PB·Private Brand)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삼다수를 비롯한 기존 제조사 브랜드(NB·National Brand)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16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먹는샘물 시장은 매년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6000억원에 이어 올해는 67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PB 제품의 강세에 NB 제품은 점유율이 하락하거나 정체에 머무르고 있다.
제주개발공사가 공개한 삼다수의 점유율은 지난 2009년 48.8%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다. 2012년 처음으로 30%대인 38.7%로 떨어졌고, 2013년 36.5%, 2014년 36.0%를 기록했다. 시장 2위는 더욱 초라하다. 경쟁을 펼치고 있는 백산수와 아이시스8.0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5%대의 미미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유통채널의 PB제품은 채널별로 2~3위 자리를 차지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1월 매출액 기준 생수 순위에서 PB 제품인 초이스엘 샘물(2ℓ)이 제주 삼다수(2ℓ)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또 다른 PB 제품인 초이스엘 지리산수(2ℓ)와 초이스엘 샘물(500㎖)은 각각 6위와 7위에 오르면서 10위권 안에 총 3개의 제품이 포함됐다.
홈플러스가 지난달 2ℓ 제품으로만 집계한 생수 매출 순위에서는 제주 삼다수가 1위를 달성한 가운데 PB 제품인 좋은상품 샘물이 농심 백산수와 코카콜라 휘오제주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작은 용량의 판매량이 많은 편의점에서도 PB 제품이 상위권에 다수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U가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파악한 먹는샘물 매출은 제주 삼다수(500㎖)에 이어 PB 제품인 미네랄워터(500㎖)가 뒤를 이었다.
미네랄워터 2ℓ 제품은 4위에 올랐으며, 지난달 13일 출시된 미네랄워터 1ℓ 제품도 첫 주 대비 최근 일주일 신장률이 101.2%를 기록하며 12위를 기록했다.
제조사들은 NB 제품과 비교해 20%~30% 저렴한 가격과 함께 PB 제품의 판촉이 비교적 유리한 것이 성장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제조업체 A사 관계자는 "제품 진열은 매장의 고유 권한일 뿐만 아니라 시음행사, 할인 프로모션 등 모든 판촉 활동이 할인점 측과의 협의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그나마 삼다수만이 그동안 쌓아온 강한 브랜드 이미지가 소비자의 판매로 이어지면서 현재의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사들은 기존 유통 채널인 대형마트나 편의점 외에 슈퍼마켓 등 소규모 유통 채널 공략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는 분위기다.
B사 관계자는 "슈퍼마켓을 포함한 소매점에 공급을 담당하는 도매상을 활성화하면 대형 채널보다 마진이 좋고, 지속적인 거래를 유지하면 다른 브랜드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유통채널의 파워가 미치지 않는 곳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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