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애경기자] 2000년 의약분업 이후 병원 문턱이 낮아지면서 전문의약품에 치중해온 제약사들이 다시 일반의약품으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전문의약품에 대한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으로 매출이 급감하자 약가 영향을 받지 않는 일반의약품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일반의약품은 다양한 사람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폭넓은 안전성이 요구돼 신약 개발이 어려운 한계가 있다.
이런 이유로 제약사들은 새로운 제품보다는 기존 성분이나 제품을 활용한 리뉴얼 제품을 내놓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의약품은 임상시험이 까다롭다"며 "다양한 연령, 성별의 사람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많은 임상데이터와 안전성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타박상치료제 타바겐과 흉터치료제 스카지움(사진제공=동국제약)
상처치료제 마데카솔을 보유하고 있는 동국제약은 지난 2월 타박상치료제 '타바겐 겔'과 흉터치료제 '스카지움 겔'을 출시, 성처분야 제품군을 강화했다. 두 제품은 모두 기존에 사용돼온 식물성분으로 만들어졌다.
한미약품은 지난 2월 황사 시즌에 맞춰 인후염치료제 '목앤스프레이'를 발매했다. 인공눈물 눈앤, 비강보습제 코엔나잘스프레이에 이은 '앤' 시리즈다. 이 제품은 기존에 인후염에 사용해온 성분을 활용해 스프레이 제형으로 개선했다.
또한 보령제약도 올 하반기에 겔포스 리뉴얼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은 다국적 제약사도 마찬가지다. 종합비타민 센트룸을 확보하고 있는 화이자는 지난 2월 발포비타민 '이머전씨'를 국내 도입, 비타민 제품군을 강화했다. 이머전씨는 오래 전부터 미국 시장에서 판매돼온 제품이다.
◇발포비타민 이머전씨(사진제공=화이자)
먼디파마도 지난 1월 인후염치료제 '베타딘 인후스트레이'를 발매한데 이어 상반기 중에 베타딘 제품 2종을 추가 출시할 예정이다. 새로 발매될 예정인 제품은 찰과상 등에 뿌리는 '베타딘 드라이파우더 스프레이'와 겔타입의 '레피젤'이다. 베타딘은 오랜 기간 사용돼온 포비돈 요오드를 주 성분으로 한 항균 브랜드다.
기저귀발진치료제 비판텐을 판매하고 있는 바이엘 역시 올해 같은 계열의 제품을 추가 도입해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문의약품에 치중하는 다국적 제약사들은 일반의약품을 통해 소비자에게 회사를 알리는 기회로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의약품은 전문의약품에 비해 시장성 파악이 어려운데다 마케팅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는 부담도 있다.
이 같은 한계를 갖고 있는 일반의약품을 통해 제약업계가 불황을 타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의약품은 광고비가 시장을 키운다"며 "마케팅이 따라줘야 하기 때문에 도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도 "일반의약품은 순수하게 소비자의 선택에 달려 있어 광고비와 판매관리비가 많이 들어간다"며 "일반의약품의 성패는 영업에 의해 갈라진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