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15일 경남기업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출범 이틀만이다.
특별수사팀은 15일 서울 동대문에 있는 경남기업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계 로비 의혹의 단서가 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은 경남기업 사무실 등 관련 업체 4곳과 재무·회계를 담당한 임직원을 비롯한 성 전 회장 측근 11명의 주거지 등 총 15곳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실시됐다.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경남기업 사무실 및 관련 업체를 제외한 관계자들 11명은 성 전 회장 등 주변인물 가운데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 인물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11명은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완구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 등에게 성 전 회장이 돈을 건넬 당시 그를 수행했거나 동석했던 인물들로 알려졌다.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 총리가 2013년 4월 충남 부여·청양 지역 재보궐선거 출마 당시 부여 선거사무소를 찾아 현금 3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했으며, 성 전 회장의 운전기사로 알려진 측근이 현금이 담긴 '비타500 박스'를 선거사무소에 두고 왔다고 밝힌 바 있다.
성 전 회장은 또 2011년 한나라당 당대표 경선 당시 후보로 출마한 홍 지사에게 홍 지사 캠프에 있던 윤모씨를 통해 1억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 당시에는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인 이모씨가 직접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성 전 회장이 횡령한 것으로 알려진 250억원 중 용처가 불명확한 32억원의 행방과 관련해 경남기업 한 모 부사장도 이번 사건의 주요인물이다. 한 부사장은 최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의 소환 조사에서 32억원이 정계 인사들에게 전달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 부사장은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성 전 회장의 비자금 사용내역을 담은 USB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수사팀은 이날 성 전 회장이 <경향신문>과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육성파일을 넘겨 받아 분석 중이며, 이날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증거물을 토대로 이르면 내일부터 관련자들을 본격 소환할 방침이다.
◇'성완종 리스트'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특별수사팀이 위치한 서울고검 청사(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