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23일 긴급 체포된 이용기 비서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주말 중 청구할 방침이다.
이 실장은 앞서 긴급 체포된 뒤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와 함께 기업 내 CCTV 영상기록 등 주요 증거물을 삭제하거나 은닉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이 전 실장의 혐의는 박 전 상무와 같은 증거인멸 혐의지만 수사팀은 두 사람을 상대로 리스트에 오른 인물들은 물론, 성 전 회장이 그동안 정관계 인사들에게 벌여온 로비 전반을 확인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 전 실장과 박 전 상무 두 사람이 홍준표 경남지사와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관계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이 구속될 경우 홍 지사 쪽으로 수사의 무게추가 급속히 쏠릴 가능성이 있다.
두 사람은 성 전 회장이 윤 전 부사장을 통해 홍 전 지사에게 돈을 건넨 것을 확인하는 자리에 동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침묵을 디키던 홍 지사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의식한 듯 입을 열었다. 그는 24일 SNS를 통해서 "추측보도가 난무해도 저는 흔들리지 않고 수사절차에 협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실체적 진실은 검찰에서 밝혀질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 마당에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한들 통상 정치인들의 상투적인 변명으로 들릴 것"이라며 "그런 말로는 국민들의 의혹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다. 모든 것은 검찰의 수사 절차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소 SNS를 통해 각종 사회 현안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적극 밝혀 온 홍 지사는 성 전 회장이 자신에게 2011년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당 대표 경선시 1억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뒤 SNS를 끊었었다. 최기철 기자(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