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형 호'가 출범한 지 1년8개월, 한화투자증권의 새로운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도 주 대표의 행보와 변화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지난 2013년 9월12일 주 대표가 취임한 뒤 한화투자증권은 기존의 틀을 깬 제도 개선을 지속해왔다. 고객의 이익보다 회사의 이익을 우선시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신뢰를 회복하자는 취지에서다.
국내 증시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매도' 리포트의 비중을 일정 수준으로 늘리는 것이 시작이었다. 법인 영업을 해야하는 증권사가 해당 기업을 '팔라'는 내용의 리포트를 쓰기 힘든 환경에서 어려운 시도를 감행한 셈이다.
리서치센터를 통해 고위험등급의 종목군을 선별,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이렇게 선별된 기업 중 코스닥 종목의 경우 주가 수익률이 낮았다는 분석도 뒷받침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조만간 신용등급처럼 주식에 투자 등급을 제시하는 서비스도 시작할 계획이다.
영업과 상품 수익으로 먹고 사는 증권사 입장에서 달갑지 않을 '자기 반성'도 나왔다. 지난해 5월, 과도한 주식 매매가 오히려 수익률을 낮췄다는 분석과 함께 매매 수수료를 기준으로 지급했던 개인 성과급 제도가 폐지됐다.
지난 3월 중순에는 주주총회를 토크쇼 형식으로 열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IT계열사 한화S&C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나 대규모 구조조정같은 민감한 이슈를 유명 사회자의 진행을 통해 임원진이 답하는 형식이었다.
이달 들어서도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 직원 보상 제도를 개별 상품 수익률이 아닌, 상품군별 대표 보수율을 기준으로 개편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같은 종류에 속한 상품에 동일한 보수율을 적용해 수익을 인정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판매 수익에 영향을 받지 않고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도 한화투자증권의 지속되는 실험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이같은 새로운 시도가 중장기 수익으로 연결될 지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그렇게 가는 쪽이 업계 전체로도 맞지만, 성과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것"이라며 "신뢰는 얻었는데 수익이 없다면 그것도 문제가 되지 않겠나,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 여의도 사옥 전경 사진/한화투자증권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