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중앙대 특혜 비리'로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구속 기소하고, 박용성 전 중앙대재단 이사장(전 두산그룹 회장) 등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배종혁)는 박 전 수석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은 또 이성희 전 청와대 교육비서관과 구자문 전 교육과학기술부 대학지원실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박 전 이사장과 이태희 전 상임이사 등 중앙대 관계자 5명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박 전 수석과 이 전 비서관, 구 전 실장은 지난 2012년 7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중앙대가 통폐합 승인조건을 불이행해 행정제재 처분이 예고되자 교육과학기술부 담당 과장 등에게 행정제재를 피할 수 있는 위장 정원이전을 마련하게 하고, 승인조건 이행 여부에 관한 조사를 못 하게 하는 등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2012년 12월 중앙대 안성캠퍼스 정원을 서울캠퍼스로 이전하기 위해 교육과학기술부 담당 과장 등에게 단일교지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행정제재가 불가피하다는 등의 부정적인 내용을 삭제한 안건을 대학설립심사위원회에 상정하도록 압력을 가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이 단일교지 승인에 따라 중앙대는 1150억원 상당의 교지매입 비용을 투입하지 않고도 2015년까지 안성캠퍼스 정원 660명을 서울캠퍼스로 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전 수석은 2011년 3월부터 2014년 7월까지 박 전 이사장, 이 전 상임이사로부터 본·분교와 적십자간호대학 통폐합, 단일교지 승인 등 청탁 대가로 두산타워 상가 임차수익권 6314만원, 본인이 운영하는 중앙국악예술협회에 대한 공연협찬금 3000만원, 현금 500만원, 상품권 200만원 등 1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2008년 7월 2010년 2월 경기 양평군에 있는 중앙국악연수원 건립 과정에서 허위세금계산서 등으로 공사비 2억3000만원을 과다 계상해 양평군으로부터 보조금을 편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 전 수석과 박 전 이사장, 이 전 상임이사는 또 2008년 11월부터 2009년 1월까지 중앙대 시설을 우리은행에 10년간 전속 임대하는 대가로 받은 100억원을 교비회계가 아닌 법인회계로 편입해 학교법인의 운용자금으로 사용하게 해 중앙대에 해당 금액 상당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2009년 9월부터 2010년 8월까지 법인회계에서 지출해야 할 법인부담금, 법인직원 인건비 합계 60억원을 교비회계에서 지출해 교비를 전용하는 등 사립학교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전 중앙대 기획관리본부장 등 학교 관계자 3명은 2013년 1월 통폐합 승인조건 불이행에 대한 행정제재를 피하기 위해 서울캠퍼스 정원 190명을 안성캠퍼스로 이전한 것처럼 전자결재공문 2건과 안성캠퍼스 교수 명의의 수업진행확인서 1부를 위조해 교과부에 소명자료로 제출한 혐의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교육행정 최고위직 공무원의 권력형 비리와 교비 전용 등 고질적인 사학 비리를 적발해 엄단한 사례"라며 "해당 대학에 대해서는 교비 불법운용 등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문제점에 관해 교육부에 감사를 의뢰했고, 기타 의혹사항에 대해서는 향후 수사단서 발견 시 추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직권남용과 뇌물수수, 횡령 및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지난 8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차량에 탑승해 두눈을 감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