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은 위기의 새정치연합을 구할 수 있을까

문재인 전권 위임…당 혁신작업 착수

입력 : 2015-05-25 오후 1:46:57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이 지난 24일 새정치민주연합 혁신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하면서 비주류 인사들을 중심으로 불거졌던 당 내홍사태가 소강국면에 들어갔다. 향후 김 위원장이 내놓을 쇄신안의 내용에 따라 문재인 대표의 당내 입지도 전환점을 맞게 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문 대표와 회동에서 당 혁신위원장직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표는 앞서 안철수 의원에게 혁신위원장직을 제안하며 합의했던 ‘전권 위임’ 방침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표와 회동 후 “(문 대표는) 혁신을 위해서는 필요한 모든 것을 혁신위원회에 권한을 위임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상곤 혁신위’가 약속기한 내 닻을 올리면서 당 내분도 시한부 휴전 상태에 접어들었다. 문 대표가 전주 중 혁신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하지 못 했다면 비주류의 압박이 더욱 거세질 상황이었다. 하지만 혁신위가 정상 출범한 상황에서 쇄신안이 마련될 때까지는 비주류 인사들도 문 대표를 추가 압박할 명분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당내외 인사들의 관측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계파별 이해관계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진보적 정체성이 선명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또 지난해 6·4 지방선거 당시 안 의원 측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바 있어 안철수계로도 분류된다. 이 때문에 혁신위 구성이나 운영 문제를 놓고 잡음이 발생할 소지도 적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의장, 교수노동조합 위원장, 비정규직센터 이사장을 두루 거친 진보적 인사”라며 “여기에 경영학을 전공해서 진보인사 중 조직과 현실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가 꽤 높아 경기도 교육감 시절의 평가도 괜찮았다. 또 광주 출신으로 광주일고를 나와 호남의 목소리를 대변하기에도 적합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관건은 김 위원장이 내놓을 쇄신안의 구체적인 내용이다. 혁신위가 공식적인 활동에 돌입하면 공천권을 둘러싼 비주류 세력의 입김이 다시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비주류의 좌장격인 김한길 의원은 당 지도부의 의사결정 구조를 ‘친노 패권주의’로 규정하며 문 대표의 기득권 포기를 촉구해왔다. 당내에서는 김 의원은 이 같은 요구가 사실상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친노계 공천 배제’를 의미한다는 관측이 많다. 문 대표가 비주류의 압박을 ‘공천권 나눠먹기’의 일환으로 치부한 데에도 이 같은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친노계 의원은 “문 대표가 다 내려놓겠다고 했고, 공천은 경선이 기본 아니냐”며 “친노 패권주의를 청산한다, 그래서 친노를 공천해선 안 된다는 것도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그렇게 말하려면 누가 친노고, 어떻게 패권을 휘두르는지부터 말하는 게 먼저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쇄신안에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선언적 내용이 담기지 않을 경우에는 비주류가 문 대표의 진정성을 문제 삼아 다시 ‘지도부 흔들기’에 나설 공산이 크다. 혁신위 인선 후 비주류 인사들이 ‘톤’을 절제하고 있는 것도 쇄신안 도출 후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행보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혁신위가 당무·인사·공천 시스템을 정비하는 수준의 ‘실무형 기구’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윤태곤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문 대표가 혁신위에 전권을 위임한다고 했는데, 그 전권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며 “지도부의 누구도 ‘어느 부분까지 건드려도 된다’고 확실하게 답을 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혁신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과 오찬회동 후 기자들에게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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