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국민이 초기 단계부터 정책 설계에 참여하는 '국민참여 정책입안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독일의 '시민대화' 등을 벤치마킹해 국민이 정책입안부터 참여하는 한국형 국민참여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기획재정부 중장기전략위원회와 국민경제자문회의는 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중장기경제발전전략 정책세미나'를 열고, 환경변화에 따른 정부역할 재정립을 위한 '경제시스템 재정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중장기경제발전전략은 인구구조 변화와 복지수요·재정부담 증가, 환경·에너지 문제 등 미래 도전요인에 대한 범부처 차원의 대응전략이다. 정부는 올해 말 '중장기 경제발전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미나에 발표자로 참석한 조병구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시민 호응이 떨어지면서 정책 실효성 또한 낮아지는 등 정부 신뢰가 하락하는 추세가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지적했다.
조 연구위원은 "국민의 실질적 욕구를 파악하고 정책결정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독일 정부가 운영하는 '시민 대화' 등을 벤치마킹해 한국형 국민참여 정책입안시스템을 제도화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일 동국대 교수는 경제 환경 변화에 따른 정부의 역할 변화와 새로운 기업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시장의 조성·분석·감시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산업정책의 유효성을 시장성 기준에서 검토하고 경쟁원리 적용이 가능한 비(非)경제 분야에 대해서도 시장성 검증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호 경기대 교수는 정부의 기업 정책에 대해 "일관성 있게 통합되지 못하고 관계부처 간, 중앙-지방 정부 간 기능 분담 체계도 확립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기업정책 총괄 부처를 설정해 조율과 조정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주형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정부와 시장간 명확한 역할분담을 통해 경제시스템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 경제가 고도성장기를 거쳐 선진국형 구조로 도약하려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인 기업 관련 정책을 체계적으로 개선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주형환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중장기경제발전전략 세미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 기획재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