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성진지오텍 고가 매입에 관한 정황을 포착하고 3일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이번 의혹과 관련해 이날 산업은행 본점 M&A실, 미래에셋자산운용사, 당시 포스코 M&A 업무 관계자의 현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포스코플랜텍의 공사대금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달 29일 구속된 전정도 세화엠피 회장을 조사하면서 이번 의혹에 대한 진술도 확보했다.
전 회장이 설립한 석유화학 플랜트 업체 성진지오텍은 2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부채비율이 1600%가 넘는 상황에서도 지난 2010년 3월 포스코에 1593억원에 매각됐다.
당시 포스코가 매입한 미래에셋펀드의 794만5110주, 전 회장의 440만주를 합한 성진지오텍의 지분 총 1234만5110주가 시장 가격보다 40% 이상 비싸 논란이 됐다.
포스코는 성진지오텍 인수 이후 정상화를 위해 80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지만, 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2013년 7월 우량 계열사였던 포스코플랜텍과 합병시켰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대한 분석을 마친 뒤 포스코그룹 전·현직 임직원과 산업은행 등 관련자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성진지오텍 인수 당시 포스코그룹의 수장이었던 정준양 회장에 대한 소환 가능성에 어느 때보다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 전 회장은 포스코건설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에서도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와 관련해 "우선 성진지오텍 주식의 고가 인수 의혹이 제기된 부분이 포스코의 배임으로 적용할 사실관계가 있는지, 의사결정에 관여했던 사람이 있다면 어디까지 책임 물어야 할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건설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지난 1일 오전 9시쯤부터 오후 1시쯤까지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하도급업체 A사의 사무실 등 2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해당 업체의 대표가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이 인도 사업을 펼칠 당시 현지에서 법인을 설립해 하도급을 받은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포스코 계열사의 수백억 원대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전정도 세화엠피 회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