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5일 오전 열린 메르스 관련 대책회의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사진/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대책본부장으로 진두지휘에 나선 가운데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하는 등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박 시장은 5일 메르스 관련 대책회의에서 오는 11일부터 21일까지 예정됐던 유럽 출장 일정을 모두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예정됐던 서울마을네트워크 파티 마을소풍 행사와 7일 열 계획이었던 세종대로 보행전용거리 및 청계천 자전거도로 개통행사 등 일정도 모두 취소했다.
박 시장은 전날 긴급브리핑에서 "서울시의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서 메르스 확산 방지와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길에 집중해 나갈 것"이라며 "이 시간 이후부터는 제가 직접 대책본부장으로 진두지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 시장이 전날 긴급브리핑에서 정부가 메르스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있다며 비판한 것을 두고 보건복지부와 청와대까지 나서 반박하고 있다.
박 시장은 전날 밤 긴급브리핑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의사 A씨가 1500명을 직간접적으로 접촉했다"며 "정부가 메르스 관련 정보를 자치단체와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35번째 메르스 확진 환자로 판정된 A씨는 지난달 27일 메르스 감염이 의심돼 자택 격리를 통보 받았으나 사흘 뒤 1500여명이 참석한 재건축 조합 집회에 참석한 데 이어 강연과 심포지엄 등 사람이 밀집된 장소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질병관리본부가 이 같은 사실을 직접 알려주지 않았으며 자체적으로 A씨와 접촉한 1500여명의 명단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5일 "지난 4일 이전 서울시와 협의를 하면서 A씨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며 "서울시 대책 요구에 보건복지부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어 김석우 청와대 홍보수석 역시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박 시장의 발표와 관계자들 간의 말이 서로 달라 불안감과 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서울시나 복지부가 긴밀히 협조해 국민에게 불안감이나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