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BS에 이어 EBS도 수신료 인상 요구 행렬에 동참했다. 신용섭 EBS 사장은 지난 2일 “EBS가 공영방송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 수신료를 4000원으로 인상해야 한다”며 “수신료 배분율도 15%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대현 KBS 사장이 수신료 인상을 강력하게 주장한데 이어 EBS까지 전면에 나서 힘을 보태고 있는 형국이다. KBS는 수신료를 4000원으로 인상해 전체 수입 중 수신료의 비중을 37.3%에서 52.9%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현재 EBS는 수신료 인상과 관련, 배분율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2014년 수신료 배분 결산을 보면 총 수신료 수입 6071억원 중 5494억원(90.5%)을 KBS가 갖고, 한전이 407억원(6.7%), EBS가 170억원(2.8%)을 나눠 가졌다. 결과적으로 EBS에는 현재 수신료 2500원 중 70원이 지원되는 셈이다.
수신료 배분율 인상과 관련해 수신료 인상의 주체인 KBS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2013년 TV방송 수신료 조정(안)’에 현행 EBS 배분율을 2.8%에서 수신료 인상 후 5%로 확대한다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EBS는 수신료를 4000원으로 인상 시 수신료 배분율을 최소 15%로 올려야 하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양측의 입장차를 반영해 최종적으로 방송통신위원회는 수신료 인상 시 EBS 수신료 배분율을 7%로 하는 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여야와 국회 입법조사처는 EBS의 수신료 배분율 확대에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다만 방송법에 따라 EBS에 돌아가는 수신료는 KBS가 일괄 징수해 일정 비율만큼 분배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KBS 수신료 인상 없이는 EBS 수신료도 올리기 어려운 처지에 있다. 즉, EBS 수신료 인상은 KBS 수신료 인상안의 국회 통과에 달려있다.
현재 여야는 KBS 수신료 인상과 관련해 수신료를 현실화해야 한다는데는 공감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야당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결코 동의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KBS의 지배구조 개선 등 여러 전제조건이 같이 연동돼야 동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올해 11월 조대현 KBS 사장의 임기 완료 이후 앞으로 어떤 사장이 선임되느냐가 KBS 수신료 인상안 통과의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앞으로 KBS에 과연 어떤 사장이 들어오는지, 그리고 사장을 선임하는 방법들을 지켜보게 될 것”이라며 “정권에서 언론관에 문제가 있는 사람을 데려온다고 하면 여야간에 쟁점화 되고 결국 정쟁화 되면서 KBS 수신료 인상은 어렵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최근 KBS에 이어 EBS도 수신료 인상 요구 행렬에 동참하면서 수신료 배분율 확대를 주장했다. 앞으로 EBS 수신료 인상은 KBS 수신료 인상안의 국회 통과에 달려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