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개선제 보톡스 무한변신은 무죄

과민성방광에 편두통까지…적용질환 무궁무진

입력 : 2015-06-16 오후 1:44:51
주름 개선제의 대명사로 불리는 보톡스(사진)를 애용하는 사람이 적잖다. 얼굴에 칼을 대는 부담 없이 간단한 주사만으로 주름살을 개선할 수 있기에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대중적으로 보톡스라고 불리는 이 물질은 사실 미국계 다국적 제약사인 엘러간의 상품명이다. 상품명이 일반명사화 된 경우다. 보톡스 외에 메디톡신, 디스포트, BTXA 등이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이들의 의학 명칭은 보툴리눔 톡신이다. 톡신은 독소라는 뜻이다. 독소를 인체에 맞고 있는 셈이다. 보툴리눔 톡신은 1g만으로도 수만명을 사망하게 하는 강력한 독소다. 하지만 독소라고 해서 무조건 해로운 것은 아니다. 의학적으로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정제돼 질병 치료제로 재탄생됐다.
 
(사진제공=한국엘러간) 
보톡스의 탄생은 독소의 발견에서 비롯됐다. 19세기 초 독일에서 대규모 식중독 사건이 벌어졌다. 200여명을 사망케 한 식중독의 원인이 바로 보툴리눔 톡신이라는 것을 독일 의사가 밝혀냈다. 보툴리눔 톡신은 상한 통조림이나 부패한 고기에서 주로 발견된다.
 
보툴리눔 톡신이 질병 치료에 이용되기까지는 1세기가 더 걸렸다. 1973년 미국 연구소에서 보툴리눔 톡신이 안구 근육을 이완시킨다는 논문 발표로 치료제 개발의 계기가 됐다.
 
이후 엘러간은 다년 간 임상을 통해 보툴리눔 톡신을 이용한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 보톡스는 지난 1981년에 사시 교정 치료제로 처음 사용됐다. 1989년에는 안검경련(눈 떨림)과 사시 교정의 치료 목적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받았다.
 
적용 가능한 질환은 계속 늘어났다. 주름개선 허가는 2002년 FDA에 받았다. 뇌성마비로 인한 첨족기형(발뒤꿈치가 땅에 닿지 않는 것), 뇌졸증 후 상지(허리위) 경직, 신경인성 요실금, 과민성 방광, 겨드랑이 다한증, 만성편두통 등 질환 치료로 연이어 승인을 받았다. 보톡스가 이렇게 다양한 질환에 사용되는 이유는 근육의 수축을 억제하는 기전 때문이다. 근육 이완으로 치료가 가능한 질환에 폭넓게 사용됐다.
 
안검경련은 근육의 경련성 수축으로 자꾸 눈이 감기는 증상이다. 안검경련 환자는 눈을 원하는 대로 뜨거나 감지 못하기도 한다. 사시는 근육 긴장 이상으로 안구 움직임이 불완전한 상태를 보인다.
 
소아 뇌성마비 환자는 걸을 때 발끝으로 걷고 무릎을 많이 구부리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증상은 관절이 경직되거나 근육 성장이 뼈 성장보다 느리기 때문에 나타난다. 경부 근긴장이상증은 근육의 뒤틀림이나 비정상적인 운동, 이상한 자세를 초래하는 병적 상태를 말한다. 과민성방광은 비정상적으로 방광 근육이 수축돼 요의를 자주 느끼는 질환이다. 이들 환자들에게 보톡스를 주사하면 비정상적인 근육 수축을 억제해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
 
보톡스가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것은 주름 개선에 쓰이면서부터다. 주름에 보톡스를 맞으면 표정주름을 이완시켜 서서히 주름이 펴진다. 특히 수술이나 레이저 박피술 대신 10~20분 짧은 시간 안에 시술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시술 후 일상생활의 복귀가 빠르다는 것도 장점이다.
 
2014년 글로벌 기준으로 치료제 영역이 55%, 미용 부분으로 45%인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에는 1990년대부터 미용목적으로 시술됐다. 보톡스가 대중화되면서 관련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피부미용으로만 사용되는 보톡스 시장 규모는 750억원대로 추정되며, 연간 약 20%씩 성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툴리늄 톡신은 인처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며 "현재 주름 개선 치료뿐만 아니라 전문 치료 영역에서도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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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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