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석유비축기지에 들어서는 문화공원 조감도.자료제공/서울시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41년 만에 종합문화공원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시장 박원순)는 '마포 석유비축기지'를 시민들을 위한 종합문화공원으로 조성하기로 결정하고 2017년 초 준공을 목표로 오는 10월부터 공사에 착공한다고 15일 밝혔다.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지난 1974년 제1차 석유파동을 기점으로 비상시 유류 수급을 위해 1976년 건설한 민수용 유류 저장시설로 마포구 성산동 산 53-1 일대에 위치하고 있다. 비상 유류시설로 지난 40년간 시민접근이 철저히 통제됐으나 그동안 지역주민과 자치구청 등에 의한 공원화 사업 건의가 이어져왔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건의에 따라 공모를 시작해 지난해 8월 현상설계 당선작으로 '땅으로부터 읽어낸 시간'을 선정한 뒤 같은해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기본설계 과정을 진행해왔으며 실제 기획·연출·운영 실무 전문가로 구성된 ‘워킹그룹’이 제안한 의견을 반영해 최종 설계안을 확정했다.
'마포 석유비축기지' 공원화 사업은 기존의 관 주도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 참여로 기획?운영 방안을 마련하고 그에 최적화된 시설을 설계·시공하는 '新도시재생 프로세스'를 적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공원조성 대상지는 총 14만㎡ 규모로 유류저장탱크(10만1,510㎡), 주차장 부지(3만5,212㎡), 산책로(3,300㎡)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주차장 부지는 공원사업 프로그램 운영 전초기지와 주민을 위한 공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 부지에 중소기업전시컨벤션센터, DMC영상문화 콤플렉스, 미니어치도시 등을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공원에 들어서는 주요시설은 실내·외 공연장과 기획 및 상설 전시장, 정보교류센터 등으로 1일 최대 11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외부 공간에는 산책로와 야생화정원, 공연마당 등을 건립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석유 4894만리터를 보관하던 유류저장탱크 5개 중 2개(1번·2번)는 해체 후 신축하고, 여기에서 해체된 철판을 재조립해 1개 탱크(6번)을 신축할 예정이다. 나머지는 최대한 원형을 보존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현재는 접근 불가능한 비축탱크를 둘러싼 암반을 절개하고 진입로를 만들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석유비축기지 건설 당시 암반 속에 탱크를 설치하기 위해 암반을 절개 후 탱크를 앉힌 뒤 다시 암반을 복구했던 것을 거슬러 올라가는 역순의 과정으로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체된 1번·2번 탱크는 주변 암반지형과 콘크리트 옹벽과 어우러지도록 건물을 신축해 다목적 파빌리온과, 실내·외 공연장으로 조성된다.
원형을 보존한 3번 탱크는 시민, 학생들을 위한 학습공간으로 운영하며 4번 탱크는 기존 탱크 안에 유리천장과 유리벽으로 된 투명 탱크가 들어간 형태의 전시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5번 탱크는 '석유비축기지'부터 '문화비축기지'까지 40여 년의 역사를 기록하는 전시장으로 바꾸며 6번 탱크를 신축해 최대 300명 수용 가능한 '정보교류센터'로 조성해 시민들이 서울 도시재상과 관련한 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