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고용 앞장서야 할 국책연구기관이 나몰라라

직업능력개발원 등 5개 기관, 지난해 청년인턴십 예산 불용률 17.7%
형식적인 예산 운영 지적…정규직 전환도 어려워

입력 : 2015-06-18 오후 4:22:56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있는 27개 국책연구기관이 청년인턴십 운영을 위한 예산 집행을 적절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의 민병두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2014년 회계연도 수입·지출 결산 총괄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7개 국책연구기관의 청년인턴십 운영 예산 90억 3700만원 중 불용액은 2억 9100만원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직업능력개발원 21.2%, 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8%, 한국형사정책연구원 18.4%,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17%, 한국행정연구원 10.9% 등 5개 기관은 10%이상의 높은 불용률을 보였다.
 
앞서 언급한 5개 기관의 청년인턴십 운영 예산 평균 불용률은 17.7%. 27개 국책연구기관의의 평균 불용률이 3.2%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의 불용률을 나타내고 있다.
 
국책연구기관들의 운영 예산 불용률이 이 같이 높은 이유는 정부의 형식적인 청년인턴십 운영을 문제로 지적한다. 국책연구기관들의 청년인턴 전환 실적 자료에 따르면 불용률이 낮은 대부분의 기관들은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의 전환 실적이 대부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불용률이 높은 기관들은 정규직이나 비정규직 전환 실적이 1~2건이거나 거의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병두 의원실 관계자는 “인턴제도가 실효성이 없기 때문에 기관들의 청년인턴십 운영 예산 불용률이 높다”며 “전환제도 실적이 좋은 기관들은 불용액 비율이 낮다. 아무래도 인턴들 입장에서 ‘내가 참고 견디면 좀 더 일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 더 일을 하지 않겠나. 그런식으로 계속 일하게 되면 인턴들에게 돈이 지급되면서 불용액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국책연구기관들의 청년인턴 전환제도가 활성화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13건), 한국교통연구원(13건), 한국보건사회연구원(12건), 통일연구원(8건) 등 상위 4개 기관의 청년인턴십 운영 예산 불용율은 각각 8.9%, 3.7% 1.1%, 4.5%로 비교적 낮은 수준의 불용률을 보였다.
 
반면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한국행정연구원 등 청년인턴십 운영 예산에서 평균 10%이상의 높은 불용률을 보였던 상위 5개 기관의 청년인턴 전환 실적은 평균 0.4건에 불과했다.
 
최근 OECD가 발표한 ‘OECD 직업역량 전망 2015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핵심생산인구(30∼54세) 실업률 대비 청년(16∼29세) 실업률은 한국이 3.51배로 22개 OECD 조사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청년실업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직업훈련·능력개발을 위해 앞장서야 할 국책연구기관들이 오히려 청년인턴십 운영을 허울뿐인 청년실업 대책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로 인해 책정한 청년인턴십 운영 예산마저도 부실하게 집행해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 높은 불용률을 보인 한 국책연구기관의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에 세종시로 오게 되면서 인턴들이 숙비와 교통비가 타산이 안 맞아서 자발적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래서 고용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규직 채용 같은 경우도 회사에서 자리가 있어야 하는데 그 자리가 나오기 쉽지 않다. 임의적으로 정규직 수를 늘릴 수는 없다”며 정규직 전환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최근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등 27개 국책연구기관이 청년인턴십 운영을 위한 예산 집행을 적절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은 2014년 회계연도 수입·지출 결산 총괄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7개 국책연구기관의 청년인턴십 운영 예산 90억 3700만원 중 불용액은 2억 9100만원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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