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사무총장 임명 건으로 불거졌던 새정치민주연합 내 계파갈등이 25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계기로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다.
당이 ‘비상사태’에 돌입함에 따라 이종걸 원내대표는 당무 복귀가 불가피하게 됐고, 당 혁신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공천과 관련한 모든 기구에서 사무총장 배제’라는 중재안을 내놨다. 여기에 최 사무총장도 혁신위 결정에 대한 수용 의사를 밝히며 비주류에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당초 이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를 소집해 최 사무총장 임명에 대한 반대토론을 진행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로 국회 전체가 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분열 직전의 당 지도부는 청와대에 대한 총력투쟁 모드로 전열을 재정비했다.
이에 따라 지난 2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면서 당부 거부를 선언했던 이 원내대표는 26일 예정된 최고위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상황에 당 혁신위도 중재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혁신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 중대한 고비에서 당 지도부를 비롯한 우리 당 모든 구성원의 즉각적인 정쟁 중단을 촉구한다”며 “위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혁신위는 중대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히 혁신위는 “당 지도부의 대리인으로서 공천에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사무총장을 공천과 관련한 모든 기구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며 “혁신위는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최 사무총장도 기자회견을 열어 “나는 당 혁신, 정치혁신을 위한 당과 혁신위의 어떠한 제안도 수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원내대표의 최고위 회의 불참 등 현재 빚어지고 있는 지도부 분란에 대해서는 “내가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기어서라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내 갈등이 외적 요소로나마 봉함됨에 따라 향후 당직 인선을 둘러싼 논란도 자연스럽게 소멸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 사무총장이 사실상 ‘공천권 포기’를 선언함에 따라, 비주류 측이 반대 이유로 내세웠던 ‘계파 패권주의’도 설득력을 잃었다는 것이 당내 대체적인 평가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최재성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사무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자신의 인선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