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업계 생존 해법은 '신뢰제고'

황영기 "고객 눈물로 밥짓지 않겠다"

입력 : 2015-07-08 오후 3:39:54
"고객의 눈물로 밥을 짓지 않겠다. 고객의 신뢰는 업계가 생존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다."(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금융투자업계와 함께 투자자 신뢰를 높이고 투명한 영업 관행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이동엽 금융감독원 부원장) "자본시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시장 만들도록 노력하겠다."(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자본시장 신뢰 제고를 위한 자율 결의’ 행사에서 금융투자업계 수장들은 업계의 신뢰성 강화를 최우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황영기 회장은 논어를 인용 "공자는 민신(民信)을 얻지 못하면 나라를 세울 수 없다고 말했다"며 "여러 금융투자회사가 고객의 이익을 회사 최대 목표로 삼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과거 증권사 대표를 역임할 당시의 경험을 거론하면서 "펀드매니저들이 고객의 이익에 대한 인식을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고 영업직원들이 약정 실적에 시달리면서 본인은 물론 많은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를 많이 봤다"며 "당시 고객의 눈물로 밥을 지어먹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증권사들이 단기실적 중심에서 장기 고객관리 중심으로 영업 인센티브 구조를 개선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은 "업계가 고객 신뢰 구축을 위한 업계 자체적 감시와 부적합한 영업행위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며 "내부통제 기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반칙행위 엄단은 규제완화 지속의 필요조건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의 노력도 주문했다. 신 원장은 "위험자산에 대한 실질적 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단순히 고위험성 금융투자 상품의 억제나 금지는 지양해야 한다"며 “신뢰할 수 있는 보호대상 투자자의 범위를 정해 놓고 규제정책의 일관성은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상용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투자업계 내부윤리 강화와 관련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증권사들이 직원을 평가할 때 ′고객의 최대이익′을 기준으로 잡아야 하고 고객군별 적합성 대신 개별 고객의 최대 이익을 기준으로 영업하도록 핵심성과지표(KPI)를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지금은 금융투자업계의 환골탈태를 위한 기회의 시간이고 놓쳐선 안 될 시기"라고 덧붙였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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