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침체와 메르스 영향으로 경제 주체들의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특히 저소득층과 고령층의 소비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과 고령 가구의 일자리가 일용·임시직, 영세 자영업 등이 많아 경기 침체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26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소비심리 움직임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최근 저소득층, 고령자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소비심리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어 향후 실제소비가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소비심리 악화 방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경기 침체와 메르스 여파로 경제 주체들의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특히 저소득측과 고령층의 소비심리가 악화됐다. 마트의 한산한 모습. 사진/뉴시스
소비심리지수는 최근까지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메르스와 경기회복 속도 미진 등으로 소비심리가 올 6월과 7월에 큰 폭으로 위축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올 3월 101에서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105까지 상승했지만 메르스 여파로 지난 6월 99까지 하락했다. 이는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으로 소폭 반등해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소비자들은 경기 상황에 따라 가계가 소비를 늘리거나 줄이기 쉬운 경기민감 품목인 내구재, 의류비, 외식비, 국내·해외여행비, 교양·오락·문화 등의 심리가 위축됐다. 이중 의류비, 교양·오락·문화 등의 현재 소비심리가 크게 낮았다.
무엇보다 월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의 소비심리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저소득층이 종사하는 일자리는 일용·임시직, 영세 자영업 등이 많아 경기 침체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소비심리도 더 나빠졌다. 최근 경기 침체, 노후 불안감 확대 등이 고령자들의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만든 것이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소비심리 회복을 위해 확장적인 재정정책 유지, 기업 투자 확대, 경기민감 산업 지원 등을 통해 경제주체의 소비심리 악화를 차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급락하고 있는 저소득층의 소비심리가 회복될 수 있도록 저소득층 일자리 창출, 기초생활보장제도 강화하고, 고령층의 소비심리가 악화되지 않도록 사적연금 활성화, 가교일자리 마련 등을 위한 정책도 보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