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건설사 수주비리' 박기춘 의원 구속영장 검토(종합)

뇌물수수·증거인멸 교사 등

입력 : 2015-07-29 오후 3:19:59
부동산 분양대행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박기춘(59) 의원이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배종혁)는 분양대행업체 I사 수주 로비 의혹과 관련해 박 의원이 2억원 상당의 금품을 전달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박 의원은 I사 대표 김모(44·구속)씨로부터 대형 건설사 수주를 도와주는 대가로 현금과 명품시계, 명품가방 등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의원 역시 앞서 김씨로부터 금품 수수사실을 시인하는 자술서를 검찰에 제출한 바 있다. 
 
검찰은 이날 박 의원을 상대로 해당 금품을 받은 경위를 집중 확인하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추가 혐의가 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또 I사 등으로부터 같은 로비를 받은 정계인사는 없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박 의원은 I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측근인 정모(50)씨에게 받은 금품을 되돌려 줄 것을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정씨는 박 의원 지시로 지난달 초 명품시계 7점, 명품가방 2점을 받아 김모씨 집으로 되돌려주고 나흘쯤 후에는 안마의자 1개를 자신의 집으로 옮겼다. 
 
검찰은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CCTV 등 물증과 정씨의 진술도 확보했다. 정씨는 증거은닉 혐의로 지난 20일 재판에 넘겨졌다. 
 
지금까지 드러난 혐의로 볼 때 검찰은 받은 돈의 성격에 따라 박의원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또는 뇌물수수, 알선수재 등의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받은 금품을 돌려줄 것을 지시한 만큼 증거인멸 교사 혐의도 함께 적용될 전망이다. 검찰은 조사가 끝나는대로 혐의를 확정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박 의원이 혐의 사실을 상당부분 인정한 점, 도주우려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불구속 기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박 의원은 이날 검찰 조사를 받기 전 만난 취재진이 혐의 인정여부를 묻자 "구차하게 변명하지 않겠다. 검찰에서 있는 그대로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대답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그리고 남양주 시민과 국회 선배, 동료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 본인 관리를 엄격하게 하지 못했다"며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I사가 하도급 업체들의 용역대금을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에 개입한 의혹이 제기된 박 의원의 친동생 박모(55)씨도 지난 10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박씨는 박 의원과 마찬가지로 I사가 분양대행 사업을 수주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기춘 의원이 29일 오전 아파트 분양 대행 업체로부터 불법 금품 수수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으로 출석,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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