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제이슨 데이(28·호주)가 생애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다. PGA 메이저 대회 최고 기록이 준우승이던 그는 이번 PGA챔피언십을 통해 오랜 목표인 메이저 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제이슨 데이(Jason Day). (사진=로이터통신)
데이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의 휘슬링 스트레이츠 코스(파72·7514야드)에서 열린 PGA챔피언십(총 상금 1000만 달러)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로 마쳤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로 마친 데이는 조던 스피스(22·미국)를 3타차로 제치고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우승의 기쁨과 함께 우승상금 180만달러(한화 약 21억원)를 챙겼다.
2위인 스피스에 2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데이는 초반부터 매서웠다. 2번홀에서 버디로 낚더니 5~7번홀도 연이어 버디로 마쳤다. 8번홀에서 보기를 범하기는 했지만 9번홀까지 전반에서 그는 그를 쫓던 스피스와 격차를 4타로 벌렸다.
데이는 후반에도 선두를 빼앗기지 않았다. 위기는 있었다. 데이는 11번홀과 14번홀을 지나면서 버디를 더했지만 15번홀을 보기로 마쳤다. 다만 바로 다음 홀인 16번홀을 버디로 만회했고, 나머지 2개홀은 파로써 막아내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데이는 우승 외에도 여러가지 기록을 남겼다. 우선 PGA 4대 메이저 대회를 통틀어 20언더파로 우승한 골퍼는 데이가 최초다. 종전 메이저 대회 최다 언더파 우승 기록은 2000년 디 오픈(브리티시 오픈)에서 타이거 우즈(39·미국)가 써낸 19언더파였다.
또한 호주 국적 선수로 20년만에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기록도 썼다. 이번 데이의 우승 전에는 호주 국적 선수로 지난 1995년 당시 스티브 엘킹턴(53)이 우승한 바 있다.
이날 데이의 우승으로 미국의 '아메리칸슬램'과 스피스의 역대 세 번째 한 시즌 메이저 대회 3승은 수포로 돌아갔다. 미국 선수 중 이번 시즌 메이저 대회 우승자는 2승의 스피스(마스터스, US 오픈), 1승의 잭 존슨(42·디 오픈)뿐이었다.
데이는 18번홀의 파 퍼트 전 눈물을 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세계랭킹 5위에 올해 PGA 통산 2승을 거뒀지만 그에게는 '메이저 대회 우승 없는 톱 랭커'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지난 2011년 마스터스와 US오픈, 2013년 US오픈, 올해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준우승하며 좋은 기량을 보였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메이저 무관'이라는 오랜 꼬리표를 뗐다.
◇제이슨 데이(Jason Day)가 14~17일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의 휘슬링 스트레이츠 코스에서 열린 PGA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짓고 대회 우승자가 받는 워너메이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데이에 이은 2위는 17언더파 271타 기록을 남긴 스피스다. 스피스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타이틀 획득은 실패했지만 경기 후 나온 세계랭킹에서 선두에 오르며 위안을 삼았다.
스피스가 빼어난 활약으로 마침내 세계랭킹 선두에 오른 점도 의미가 있지만 54주간 선두를 지킨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의 아성이 무너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를 9언더파 279타로 마치며 17위에 그쳤다. 매킬로이는 세계랭킹 선두를 지키려면 공동 6위 이상 성적으로 대회를 마쳐야 했지만 실패해 결국 선두를 내줬다.
3위와 4위에는 남아공 선수인 15언더파의 브렌든 그레이스와 14언더파의 저스틴 로즈가 이름을 올렸다. 2언더파 286타의 뉴질랜드교포 대니 리(25)는 공동 43위로 대회를 마쳤다.
2009년 이 대회의 우승자였던 양용은(43)은 1타를 잃어 1언더파 287타로 공동 48위에, 군 입대 전 마지막 메이저 대회 참가인 배상문(29)은 3타를 잃으면서 2오버파 290타로 공동 64위에 등재됐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