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워킹대디' 하루 9시간 일, 여가는 1시간

일·가족 양립 어려워…“노동시간 줄여야”

입력 : 2015-09-01 오후 3:55:24
서울시 3040세대 워킹대디 중 맞벌이 남편은 평균 아침 7시 32분 집을 나서 53분 정도 걸려 회사에 도착한다. 이때부터 9시간14분 가량 일을 하며, 야근은 평균 주 2회, 회식도 주 1회 참석해 정시퇴근은 1주일에 2일에 불과하다. 그나마 휴일근무도 한 달에 2번 가량은 해야 한다.  
 
하루에 1시간19분 동안 자녀를 돌보며 가사에는 47분 참여한다. 게임, 독서 등 개인여가 시간은 1시간7분이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지난 5~6월간 서울시 3040세대 중 만 8세 이하의 자녀를 둔 남성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서울시 3040 워킹대디 일·가족 양립 실태 및 정책수요 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조사에 참여한 남성의 48.5%는 일·가족 양립이 잘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노동시간이 길고 업무량이 많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직장 내 어려운 분위기(24.5%), 직장 내 지원제도 부족(10%), 육아휴직에 따른 소득 감소(8.3%), 제도를 잘 몰라서(4.9%) 등의 응답도 뒤를 이었다.
 
실제 배우자 출산휴가제, 육아휴직, 시차출퇴근제 등 일·가족 양립을 위한 여러 제도가 직장에 도입돼 있지만 아직 뿌리 내리지 못하고 있다.
 
배우자 출산휴가의 경우 77.1%가 도입하고 있지만 사용은 48.3%에 그쳤다. 육아휴직 사용은 15.3%, 시차출퇴근제 사용은 12.2%에 머물렀다.
 
남성들은 일·가족 양립을 위해선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한다(92.5%)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불필요한 초과근무·잔업·야근을 줄여야(37.9%)하고 직장 상사와 관리자들 인식도 개선(26.5%)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연근무제 시행에 대해선 38.2%가 총 근로시간을 유지하고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것이 낫다고 평가했으며, 재택근무, 스마트워크 등 근로공간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34.4%를 차지했다.
 
반면 소득이 줄더라도 근로시간에 비례해 임금을 받는 근로시간 단축제도는 19.8%만이 찬성했다.
 
한편, 집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은 분리수거(42.3%)이며 자녀와 놀아주기(41%), 청소(39.6%) 등의 순이었다.
 
이숙진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는 “일·가족 양립 관련 법과 제도는 있지만 현장에선 이처럼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워킹대디들의 현실을 반영한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워킹대디의 하루.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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