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왜, 충치·잇몸 염증 없는데 시리고 아플까?

(의학전문기자단)박종욱 드림치과 대표원장

입력 : 2015-09-10 오후 4:20:07
◇ 박종욱 드림치과 대표원장
미국이나 유럽에서 새로운 치과 재료가 개발되면 우리나라도 거의 동시에 수입되어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은 미국과 유럽의 연구 논문을 참고하기보다 국내 얼리 어댑터 치과의사들의 사용 후 입 소문을 더 믿는다. 몇 년 전에 미국에서 임플란트 크라운에 적합한 재료가 나왔지만 국내에선 그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마른 오징어, 쥐포, 오돌뼈 등 더 질기고 단단한 음식을 많이 먹다 보니 서양에선 어금니 치료용 재료로 나온 것들이 우리나라에선 사용하기 힘든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식습관은 치과용 재료만 깨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치아도 깨지거나 금(crack)이 가게 한다.
 
크랙 투스 신드롬(Crack tooth syndrome)은 충치나 잇몸 염증이 없어도 아프다거나 시큰거리는 증상을 호소하며 치아에 금이 가거나 갈라진 경우를 말한다.
 
30대를 넘은 사람의 치아를 보면 대부분 누구나 어느 부위에 미세한 잔금이 보인다. 치아를 사용해온 세월만큼 당연히 치아에는 누적된 힘의 흔적이 남는다. 치아에 금(crack)이 간 것이 눈에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잘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이런 금(crack)들 중에서 통증으로 이어지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판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특히 술을 마시면서 오징어나 땅콩 등 단단한 음식을 먹게 되면 강하게 씹게 되고 그 힘에 의해서 치아에 충격이 가해지게 된다. 이런 경우 대부분 2-3주간 불편하다가 차츰 좋아진다. 이렇게 스스로 좋아지는 경우는 특별한 치료가 필요치 않다. 다만 금이나 아말감으로 치료가 되어있는 치아의 경우는 금(crack)이 더욱 심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치료된 부분을 치아와 접착이 가능한 레진이나 레진 인레이 등으로 재치료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금(crack)이 간 치아에 아픈 횟수가 잦아지면 치아 내부의 치수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치수에 염증이 생긴 경우 치수를 제거하는 신경치료를 하고 치아를 완전히 씌우는 크라운치료가 필요하다.
 
금(crack)이 간 치아의 가장 큰 문제는 치료 예후가 불량한 경우가 많다는 것. 신경치료를 하고 씌우면 당장의 통증은 없어지지만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을 완전히 막을 수 없고 시간이 가면서 씌운(크라운) 안쪽으로 금이 심해지면서 치아가 쪼개지는 경우도 있으며 이 경우 발치가 필요하다.
 
이런 크랙 투스 신드롬(Crack tooth syndrome)의 가장 좋은 예방법은 당연히 너무 단단하고 질긴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다. 잘 때 이를 갈거나 이를 악무는 습관 역시 크랙 투스 신드롬(Crack tooth syndrome)의 원인 중 하나이다. 이를 갈거나 악무는 습관의 정도가 심하다면 이갈이장치 등이 필요 할 수 있어 습관 교정이 필요하다.
 
 
◇ 박종욱 드림치과 대표원장
 
-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치의학과
-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석사졸업, 박사과정
-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보존과 인턴, 레지던트 수료
- 대한 턱관절 교합 학회 회원, 교합 아케데미 수료
- 대한 치과 보존 학회 회원
- 대한 구강악안면 임플란트 학회 회원
- 대한 심미치과 학회 회원
- 대한 생체 지르코니아 연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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