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설립 이후 처음으로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IMF 이사회가 세계 경기 침체 속 새로운 자금 조달원을 확보하기 위해 설립 후 처음으로 채권 발행을 허가했다고 보도했다.
채권 발행 규모는 최대 5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IMF 이사회는 채권 발행 규모를 1500억달러 수준에서 제한할 방침이었지만 향후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상한선을 최대 5000억달러로 늘렸다.
IMF는 채권 발행을 통해 아이슬란드와 파키스탄 등 글로벌 경제침체로 위기에 놓인 개발도상국들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채권 발행 결정에는 IMF 내 발언권 확대를 노리는 신흥국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투표권 확대 문제로 다른 나라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중국과 브라질, 러시아 등은 IMF에 직접적인 자금 지원보다는 채권 매입을 통한 간접 지원을 선호해 왔다.
미국 국채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궁극적으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흔들겠다는 복안에서다.
IMF가 채권을 발행할 경우 중국이 500억달러 가량의 채권을 구매할 계획이며 러시아와 브라질 역시 각각 100만달러의 채권을 매입할 방침이다.
또 다른 브릭스 국가인 인도도 매입 의사를 밝혔다.
존 립스키 IMF 수석 부총재는 "많은 나라들, 특히 신흥국들이 국제사회 지원을 위한 IMF의 노력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며 " IMF의 채권 발행은 신흥국뿐만 아니라 선진구들에게도 매력적인 소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디오 로저 전 IMF 서반구 국장은 "이번 IMF의 채권 발행은 브릭스, 특히 중국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는 "브릭스 국가들은 자신들의 채권 보유량만큼 IMF에 투자할 것"이라며 "직간접적으로 네 나라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는 현재 회원국들의 재정 기여도에 따라 투표권의 차등을 두는 '가중투표제'를 시행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jjwinw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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