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정 MJ올 피부과 원장
잡티 하나 없는 맑고 투명한 피부는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미의 기본 요소다. 어린 아이의 맑고 탱탱하며 깨끗한 피부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많은 여성들이 나이가 들어도 이런 아이 피부 같은 맑고 고운 피부를 갖기를 원한다. 하지만 노화가 진행되면서 유전적 요인, 스트레스와 자외선 같은 환경적 요인과 함께 피부는 점차적으로 탄력이 떨어지고 다양한 얼룩이나 반점이 생기게 된다. 뜨거운 자외선 노출이 많은 여름철을 지나면 더 진해진 피부의 색소성 병변들과 새롭게 생긴 반점들로 피부과를 찾는 분들이 늘어난다.
대표적인 색소성 질환으로는 기미, 주근깨, 잡티, 검버섯 등이 있다.
기미는 주로 20대에서 50대에 이마나 관자놀이, 또는 뺨 등에 대칭을 이루며 나타나는 연갈색, 혹은 흑갈색의 크고 작은 거뭇거뭇한 색소침착을 말한다. 흔한 질환이면서도 발생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오래 전부터 여성 호르몬, 경구 피임약, 임신 등이 중요한 원인으로 추정됐으며, 여성 호르몬과 지속적인 자외선 노출, 스트레스에 의한 표피 및 진피의 광노화가 선행 원인이 되어 표피 내 멜라닌 합성 증가가 온다는 것이 요즘의 견해다.
여성은 임신시 분비되는 성 호르몬에 의해 기미가 악화되며 폐경시에 기미가 호전되는 것이 관찰되기도 한다. 난소 질환, 내분비 질환과 관련돼 나타나기도 하며, 젊은 여성의 경우 경구용 피임약 복용후 기미가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주로 30대~40대 여성에서 호발하지만 최근에는 20대 뿐만 아니라 남성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대개 경계가 불분명하고 색깔이 균일하지 않은 갈색반의 형태를 띄며 태양광선이 강한 여름철에 악화되고 겨울에는 호전되는 경향을 보인다. 얼굴의 어느 부위에도 나타날 수 있으나 특히 피부가 얇고 섬세한 눈밑이나 뺨에 흔히 잘 생긴다. 기미는 증가된 멜라닌 색소가 스며드는 정도에 따라 표피형, 진피형, 혼합형 등으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구분은 치료효과의 예측 및 치료방법의 선택에 많은 영향을 준다.
기미 치료는 종류나 타입, 개개인 피부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난치성 기미는 완치가 목표이기 보다는 호전된 상태를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스나 자외선, 호르몬의 불균형이 호전된 기미의 악화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주근깨는 눈 밑이나 볼 주위에 갈색 혹은 흑색의 반점이 명확한 경계로 나뉘어 생기는 질환으로 유전적 요인과 자외선 등이 원인이다. 부모나 형제 중에 주근깨가 있는 사람은 주근깨가 생기기 쉽고, 주로 사춘기부터 발생하기 시작한다.
여름에서 가을까지 색소가 짙어진다. 간혹 주근깨와 혼동되나 주로 흑자와 검버섯 등의 초기 병소를 잡티라고 한다. 연한 갈색 또는 암갈색, 흑갈색의 다양한 크기와 불규칙적인 형태로 피부 표피 중 주변보다 돌출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노화의 초기 피부반응이며 자외선이 주 악화원인이다.
‘지루성 각화증’의 일종인 검버섯(흑자)은 나이가 들면서 피부 회복능력과 방어능력이 떨어지고, 햇볕에 많이 노출되는 얼굴이나 팔에 작은 반점 등이 점차 진하고 커지는 증상이다. 50세 이상 중?노년에게는 가장 흔한 피부질환 중 하나지만 최근에는 자외선이 강해져 피부가 약한 젊은층에게도 자주 발병한다. 여성은 간혹 임신 후에 호르몬의 이상으로 생기기도 한다.
이밖에 얼굴 특히, 뺨이나 눈 주위인 위쪽 눈꺼플과 이마 볼 등에 생기는 갈색·푸른색 반점인 '오타모반'과 진피 내의 멜라닌 세포가 과도하게 증식되어 발생하게 되어 기미로 오인되기 쉽고 동양인에게 사춘기 이후에 흔히 생기는 '양측성 오타모반양 반점' 등이 있다.
멜라닌 색소가 잘 발달되어 있는 동양인들에게 발생되는 색소질환은 한가지 방법으로 치료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경우에 따라서 잡티를 없애려다 기미를 진하게 만드는 등 악순환을 반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가지 증상은 완화되었지만 다른 색소질환이 악화되어 하소연하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색소 질환 초기에 피부과 전문의와의 상담의 통해 계획을 꼼꼼하게 세워 치료하는 것이 빠른 치료를 유도하는 방법이다. 한가지 색소질환을 가진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각 질환에 맞게 단계적으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모든 색소 질환의 악화요인 중 하나인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철저히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외선이 강한 시간대인 오전 11시에서 오후 2시 사이 야외 활동을 해야하는 경우 SPF지수 15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를 듬뿍 발라주고 모자나 양산 등을 사용해 최대한 자외선의 영향으로부터 피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 없는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숙면을 취하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 알부틴. 비타민C 등이 들어있는 화이트닝 제품을 꾸준히 발라 멜라닌 색소의 형성을 억제해 색소질환을 예방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색소질환의 치료는 너무 심해지기 전에 초기에 시술하는 것이 늘 한결 같은 깨끗한 피부를 유지하는 지름길이다.
◇ 김문정 MJ올 피부과 원장
- 이화여자 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이화여자 대학교 의료원 피부과 전공의
- 2001~2011년 고운세상 피부과 대표원장 역임(돈암, 청담, 명동)
- 대한 피부과 학회 정회원
- 대한 레이저 학회 정회원
- 국제 미용 레이저 학회 정회원
- EADV(유럽피부과학회) 회원
- <굿바이 여드름> 공동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