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시장 구조변화 와중 저소득층 주거 '삼중고'

주거비부담·주거안정성·주택구입가능성 상대적 열악
국회예산정책처 "주택시장 구조변화…전세 중심 정책 전환 필요"

입력 : 2015-09-21 오후 2:05:20
전세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주택 임대차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주거비부담, 주거안정성, 주택구입가능성 등 저소득층의 주거환경이 상대적으로 더 열악해는 '삼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간한 '주거안정 사업 평가' 보고서에서 주거비부담, 주거환경의 안정성, 주택구입가능지수 등의 기준에 따라 주택 임대차시장 구조변화에 따른 소득계층별 주거안정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과 수도권 기준 주택유형별 전월세전환율은 단독주택에서 가장 높았으며, 지방의 경우 단독주택이 연립/다세대주택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아파트의 경우 두 지역 모두에서 전월세전환율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또한 소득계층별로는 저소득층일수록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이 높고 고소득층일수록 아파트에 거주하는 비율이 높아 전월세전환율이 높은 단독주택에서 거주하고 있는 저소득층이 전세에서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주택 임대차시장 구조변화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거환경 안정성 면에서도 저소득층의 열악함이 지적됐다. 예정처는 "임차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계약 만기로 인한 퇴거요구 및 집값·집세부담 등으로 주거를 이동해야만 하는 비자발적 주거이동비율이 2014년 기준 저소득층이 36.3%, 중소득층이 26.1%, 고소득층이 13.4%로 나타나 저소득층의 주거안전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주택구입가능지수(가구소득의 일부를 주택구입자금 대출의 원리금으로 지불할 수 있는지 여부를 측정)는 2011년 이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하는 동시에 주택가격이 하락 내지 정체하며 전체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소득분위별(5분위 기준)로 살펴보면 1분위와 3분위 소득계층의 주택구입가능지수는 2008년 12월 비슷한 수준을 보이다가 2010년 이후부터 3분위 소득계층의 주택구입가능지수가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하며 격차가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6년간 소득 1분위 주택구입가능지수는 3.7% 상승한 반면 소득 3분위의 경우 29.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예정처는 "계층 간 주택구입가능수준 격차를 완화시켜주는 데 있어 관련 주택정책의 효과가 미흡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2015년 현재 정부에서는 저소득층 주거안정을 위해 국토교통부 등 6개 부처가 총 30개의 세부사업(임대·분양 주택 공급, 주택자금 융자 등)을 통해 약 20조100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예정처는 이러한 분석에 기초해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주로 저소득층의 주거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지원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주거안정 월세대출과 관련 향후 대출조건이나 한도, 연령제한 및 소득제한 등에 대한 보다 면밀한 검토를 통해 월세 임차가구에 대한 지원체계를 정비하고 그 이용을 제고할 수 있는 정책대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예정처는  보다 심층적인 분석을 전제로 "전세자금 (보증)지원은 전세수요를 보다 확대시켜 부차적으로 전세가격 상승을 유발하는 효과가 나타났다"며 "주택임대차시장의 구조 변화를 감안해 주택재고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시대에 적합한 분양 위주의 지원에서 벗어나 시장수요를 감안한 임대 지원으로의 전환, 자가 및 전세 지원과 더불어 월세지원으로의 확대 등을 검토하는 등 전세자금 (보증)지원 및 주택공급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부동산 전면에 매물을 알리는 전단이 붙어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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